"선생님.. 저, 임신한 것 같아요"
도와주세요!
"네. 00 입니다"
".........."
"여보세요?"
".........."
이상함을 직감했다.
"용기내기 힘들었죠? 전화 잘했어요. 이야기를 하면 최대한 도울게요"
"저......."
"네"
"말하면 뭐든 도와주시나요?"
"도울 수 있다면 뭐든 도울게요"
(중략)
"선생님, 저 임신했어요" 이런 내용에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이 있다. 그런데 매번 이런 얘길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지금 어디예요?"
"학교 끝나고 밖에 있어요"
"남자 친구와 부모님은 알고 있나요?"
"아니요. 둘 다 몰라요. 남자 친구는 연락 안 돼요"
"많이 놀랐죠? 확인은 직접 했나요?"
"모르겠어요. 저 어떡해요? 부모님 알면 저 죽어요"
"무섭고 두려웠을 텐데 전화 잘했어요"
"네"
"부모님께 말씀드려야 하는데"
"저 죽는다니까요"
"네. 무슨 마음인지 알아요. 이 문제는 혼자 해결할 수 없는 거 알죠?"
(생략)
숨죽이며 듣고 있는 나도,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아이의 한숨소리와 울음도 모두 답을 알고 있다. 1차 상담 마치고 전담 팀으로 넘어갔다. 아마도 부모와 연결될 것이고,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병원까지 갈 것이다.
청소년들이 겪는 여러 가지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답답함과 먹먹함이 함께 몰려온다. 깊은 관심과 그들에게 도움이 될 교육, 실천방법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