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절연가족 07화

올케 오는 날

내심... 나는 바란다.

by 퍼플슈룹
시누이 노릇 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마라!


결혼 초, 지독한 시집살이를 견뎌낸 우리 엄마가 결혼적령기에 접어든 딸들에게 자주 했던 말이다. '와~ 진짜!' 그럴 생각이 눈곱만치도 없었는데, 엄마가 자꾸 말하니까 없던 마음도 생기기까지(?) 했다. 물론 그럴 생각은 전혀 없었다. '낯섦'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아는 입장에서 엄마가 우려하는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하니 나는 2남 1녀 중 장녀, 남동생은 둘째, 막내가 여동생. 시누이가 둘이라 생각하니... 그리 쉬울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처럼 핵가족 시대에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우리 엄마가 너무 오버한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남동생이 '결혼할 사람이 생겼다'며 여자를 데리고 오는 날. 내가 얼마나 떨리던지! '저런 녀석을 데려가(?) 주는 사람이 있다니! 고맙기만 하네..'라고 생각하며 이것저것 준비했다. (훗!) 그렇게 성사된 올케와의 첫 만남은 놀라웠다. 키도 크고, 예쁘기까지! '내 동생이 봉 잡았다'라고 생각하며 반갑게 그녀를 맞이했다. 시간이 흘러 흘러 남동생이 결혼까지 골인! 모두 기뻐했다. 나는 고단함이 시작되는지도 모르고 말이다.



남동생은 서울에 거주하고, 우리 집은 인천이다. 동생 내외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고, 부모님도 절대 같이 살 생각이 없으셨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분가를 했다. 부모님은 동생 내외가 자주 오는 것을 바라지도 않으셨고, 나도 결사반대했다.


그래도 나란 여자는... 아동가족학을 전공했고, 사회복지 일을 하고,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등 나름 전문가 아니겠는가? 직접 겪지 않았어도 며느리가 겪는 마음이 어떠할지 알 것 같고, 올케만큼은 시집에서 어려움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지내다 보니 나도 시누이는 시누이더라. 남동생이 '누나만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올케한테 말했다고 했는데... 반성한다)


그런데 올케가 오는 날이면 나와 여동생이 조금 고단했다. 올케가 기상하면 같이 일어나야 했고, 올케가 일하면 나도 일해야 했다. 물론 집에서 늘 하던 일이었고, 올케 혼자 주방에 있는 꼴을 나도 보지 못했고, 엄마가 '며느리와 딸을 공평하게 대하겠다'는 그 마음도 너무 이해했기 때문에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그런데 '뭔지 모를 힘듦'은 뭐였을까?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나 자신이 너무 웃긴다. (하하하하)


그래도 남동생에게서 안심되는 말을 듣긴 했다.

"다른 며느리들은 시댁 가기 싫다는데, 얘는 자꾸 가자고 해! 이상해" 남동생도 싫은 눈치는 아니었다.

'으이궁!! 욘석아, 그 말을 진짜 다 믿으면 안 된다. 진짜 하자는 대로 하면 안 되는 거야!'라고 속으로만 생각했다. 그래도 엄마의 진심이 올케 마음 어딘가에 닿은 것 같아서 한편으로 안심됐다. 그렇지만 내심... 나는 바란다.


'올케야! 제발, 자주 오지 마라! 언니가 힘들다.'

keyword
이전 06화'이모'라고 불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