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 대부분 사람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새해에 실천할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반드시 해내겠다'라는 포부를 가득 안고 시작한 새해. 그러나 새해가 밝는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계획을 세운 건 나지만 마음만 먹었지, 실천을 게을리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니까 오해 없길 바란다)
물론 아예 실천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당장 바쁜 일이 코앞에 닥치면 나의 계획은 후 순위로 빠진다. 비록 뒤로 밀린 내 계획이지만, 다시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다짐과 실패가 여러 차례 반복되다 결국 '이번 생은 글렀어'라는 생각으로 접어버리거나 내년을 기약한다.
마치 남의 얘기인 것처럼 쓰지만 이것은 오로지 내 얘기다. 연말이 되면 내가 세웠던 계획을 돌아본다. 몇 가지 실천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난다. 그렇게 어려운 계획이 아님에도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왜 계획을 세워놓고 미루기만 할까? 미루다 미루다, 버티다 버티다 궁지에 몰려서 할까?' 생각해 보니,
때로는 '금방 하니까 조금 더 있다 하지 뭐'라는 자만의 마음으로,
때로는 '이것보다 더 급한 것이 있는데, 이건 나중에 하지 뭐'라는 급한 마음으로,
때로는 '지금은 진짜 하기 싫다. 나중에 하고 싶을 때 하지 뭐'라는 회피하는 마음으로,
때로는 '이것보다 저 일이 더 재미있겠는데?'라는 정신 나간 마음으로,
절대 성공할 수 없는 나다. 좌절에 빠져있을 때 TV에서 우연히 개그맨 고명환 님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이제는 '사업가'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그는 매일 '독서'와 '자기 확언, 긍정 확언'을 하라고 강조했다. 이 말을 들으며 문득 과거의 내가 생각났다.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던 20대 중반, 1년 동안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 지하철이 한강을 지날 때마다,
'제발, 시험에 합격하게 해 주세요!'
'나는 시험에 합격한다.'
그리고 가이드가 된 내 모습을 상상했다.
이런 생각을 해서였을까? 어렵다는 관광가이드 시험에 1년 반 만에 합격해서 신나게 일했다. 막연했던 내 상상과 간절함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 희열이 대단했다. 물론 죽도록 노력한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경험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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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실패를 반복하는 어리석은 나지만, 나는 또 새해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이것저것 질러버렸다. 내 책상 위에 읽어야 할 책과 공부해야 할 책이 가득하다. 그저 뿌듯함으로 끝내지 말고 열심히 실천해야 할 텐데 말이다. 올해는 열심히 실천해서 2023년 12월 31일은 다르게 맞이하고 싶다.
이 글을 쓰면서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내가 원하는 인생을 상상하며 '실천하는 2023년을 보내겠다'라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