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절연가족 11화

냉장고 털이범

범인은 누구?

by 퍼플슈룹

부모님 냉장고 털이범...

바로! 나다.


명절 전부터 바쁜 우리 부모님,

특히 우리 엄마.

이유는 내가 집에 가기 때문이다.


딸이 좋아하는 반찬을 만들기 위해 미리 장도 보고, 과일, 간식 등 많은 것을 준비하신다. 내가 한동안 반찬과 간식 걱정 없을 만큼 말이다. 엄마가 준비를 미리 하시기 때문에 난 정확한 양을 알 수 없다. 집에 갈 때야 비로소 그 실체를 보게 된다. 냉장고, 냉동고, 김치냉장고, 베란다 등 집안 곳곳에서 나에게 줄 것들을 엄마가 꺼내오시는데 양이 늘 어마어마하다. 결국 아빠까지 함께 움직여야 할 정도로 양이 많다.


나한테 줄 것들을 냉장고에서 빼면서 엄마는 "이제 냉장고가 좀 정리가 됐네" 하셨다. 자식은 괜찮다고 하는데도, 부모님은 더 주려고 하신다. 이미 넘치게 주고 있음에도 말이다. 그렇게 많이 챙겨 왔는데도 엄마는 카톡으로,


"야! 채소 안 가져갔다. 아니, 어떻게 매번 꼭 하나씩 빼먹는다."


"엄마! 자식들은 밖에서 잘 먹으니까 좋은 거 있으면 엄마랑 아빠부터 챙기시라니까요!"라고 말하지만 늘 소용없다. 부모님 입장에서 자식이 걱정되듯 자식인 나도 부모님이 걱정돼서 말하지만, 엄마 뜻을 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서로를 걱정하다 대화 끝에 나에게 돌아오는 말,


"사 먹으면 네가 돈 쓰잖아. 돈 아껴야지. 그리고 밖에서 사 먹는 게 건강에 좋냐? 엄마가 건강 생각해서 좋은 걸로 준비해서 주니까 그냥 받으면 돼! 부모는 늘 자식 걱정이야. 네가 애를 안 낳아봤으니 알겠냐?"


하여튼,

우리 대화의 끝은 늘 이렇다.

엄마랑 10분 이상 이야기하면 안 된다니까...

자식 걱정하는 엄마 마음은 알지만, 우리 대화는 10분을 넘기지 않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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