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좋아하는 반찬을 만들기 위해 미리 장도 보고, 과일, 간식 등 많은 것을 준비하신다. 내가 한동안 반찬과 간식 걱정 없을 만큼 말이다. 엄마가 준비를 미리 하시기 때문에 난 정확한 양을 알 수 없다. 집에 갈 때야 비로소 그 실체를 보게 된다. 냉장고, 냉동고, 김치냉장고, 베란다 등 집안 곳곳에서 나에게 줄 것들을 엄마가 꺼내오시는데 양이 늘 어마어마하다. 결국 아빠까지 함께 움직여야 할 정도로 양이 많다.
나한테 줄 것들을 냉장고에서 빼면서 엄마는 "이제 냉장고가 좀 정리가 됐네" 하셨다. 자식은 괜찮다고 하는데도, 부모님은 더 주려고 하신다. 이미 넘치게 주고 있음에도 말이다. 그렇게 많이 챙겨 왔는데도 엄마는 카톡으로,
"야! 채소 안 가져갔다. 아니, 어떻게 매번 꼭 하나씩 빼먹는다."
"엄마! 자식들은 밖에서 잘 먹으니까 좋은 거 있으면 엄마랑 아빠부터 챙기시라니까요!"라고 말하지만 늘 소용없다. 부모님 입장에서 자식이 걱정되듯 자식인 나도 부모님이 걱정돼서 말하지만, 엄마 뜻을 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서로를 걱정하다 대화 끝에 나에게 돌아오는 말,
"사 먹으면 네가 돈 쓰잖아. 돈 아껴야지. 그리고 밖에서 사 먹는 게 건강에 좋냐? 엄마가 건강 생각해서 좋은 걸로 준비해서 주니까 그냥 받으면 돼! 부모는 늘 자식 걱정이야. 네가 애를 안 낳아봤으니 알겠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