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의 끝을 잡고
향긋한 나물들의 향연인 봄. 나물 친구들이 언제 안녕을 고할지 몰라 한 주 한 주 초조한 마음으로 장을 본다. 아직 맛보지 못한 올해의 봄나물들이 많지만, 쑥이 슬슬 퇴장 준비를 하는 것 같아 급하게 구할 수 있는 녀석으로 데려왔다.
쑥카스테라나 쑥버무리 등 생쑥이 들어간 떡을 좋아하는 나는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떡을 먹고 싶었다. 일반 떡이 안건강한건 아니지만, 이왕이면 정제된 가루류가 들어가지 않았으면 했다. 당관리 중인 남편도 함께 먹으면 좋으니까.
그러던 차에 눈에 띈 레시피. '오트밀쑥설기'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재료: 오트밀 100g, 설탕류 30g, 타피오카전분 30g, 쑥 80g, 두유 190ml
- 오트밀 100g, 설탕류 30g, 타피오카전분 30g을 믹서에 넣고 가루가 되도록 갈아준다
- 쑥 80g과 위의 가루를 살살 버무려 섞는다
- 두유(우유, 오트밀크 등) 190ml 부어 섞는다
- 냉장고에 두 시간 이상 넣어둔다 (쫀득하기 위해서는 하룻밤 재우기)
- 전자레인지 용기(전용 찜기면 더 좋을 듯)에 오일을 바르고 반죽을 부어 넣는다
- 랩을 씌워 구멍을 뚫거나 전자레인지용 뚜껑을 덮어 6분 돌린다
떡은 왠지 한번 먹을 만큼의 양을 바로 쪄서 먹는 것이 맛있을 것 같아서, 반 나누어 작은 용기에 쪄보았다. 아이들 밥 얼려놓는 밥팩을 활용했는데 채반이 들어있는 구조라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반죽을 반정도 찌는 거지만 전자레인지 돌리는 시간은 비슷했다. 5분 정도?
한 번은 아침식사로 남편과 나누어 먹고, 또 한 번은 나의 훌라 클래스에서 나누어 먹었다. 봄을 여러 감각으로 느끼는 것, 그리고 그 행위를 공유하는 것은 나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이었다.
이 레시피에 대해 리뷰를 해보자면, 제대로 개량했다고 생각했는데 쑥이 좀 많이 들어갔던 것 같다. 그래서 비주얼이 덜 예쁘고 칼로 잘 안잘리는 경향이 있었지만, 쑥향은 한껏 가득했다.
그리고 설탕류로 스테비아를 사용했는데 스테비아라서 그런지 좀 단 느낌이 들었다. 알룰로스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스테비아를 사용한다면 조금 줄여서 넣어주는 게 좋을 듯하다. (물론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테지만)
타피오카가 살짝 들어간 식감이 쫀득쫀득 좋아서, 이 레시피를 활용해 다양한 떡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곧 도전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