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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월 Dec 16. 2023

거미의 시간

사랑, 설레이는 나의 B612별.

#시

#화가의연인


사랑, 설레이는 나의 B612별.


사랑 이외에 드는 감정들...

외로움, 집착, 수많은 이유가 되는 번민,

그로 인해 환한 복사꽃같은 그녀의 얼굴은

몇달 새 드라이 플라워처럼 물기없는 표정으로

제 앞에 앉아있습니다.


사랑, 누구나 꿈을 꿉니다.

위태롭게 공중그네를 타더라도

세상의 잣대로 인해 상처 입고, 소외당하고, 버림받더라도

일생에 마지막일 것 같은 그 순수한 감정에 몰입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

왜 다시 평평한 바닥이 그리워지는걸까요?

평평한 바닥에서

다시한번 곡예를 꿈꾸는 것이

평생 우리가 해야하는 사랑일까요?


#시


거미의 시간

                         /회월


당신을 펼쳐드는 늦은 저녁,

거미가 집을 짓기 시작하는 시간


방사된 당신은 이미 소화된 어둠으로

긴 줄을 엮어 놓았지만

사각의 집이 하나씩 늘어날때마다

나의 허기는 커져만 가고

포획된 욕구는 당신을 잊어버렸지


간격을 유지하는 것은

숙명 같은 일,

닿을 수 없는 거리에서 줄타기를 했지만

지나온 길은 미로가 되어버렸어

당신의 거룩한 성안에 갇힌 시간은

스물 하나의 현으로 연주되어

아라크네의 노래로 흘러 다녔고


나는 다시 평평한 바닥이 그리워지기 시작했어         

                                             


<화가의 연인>


1. 모딜리아니와 잔느


  [묘비명]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화가. 1884년 7월12일 리보르노(이탈리아)생.

''1920년 1월 24일 파리에서 죽다. 이제 바로 영광을 차지하려는 순간에 죽음이 그를 데려가다”

잔느 에퓨테른느. 1899년 4월 6일생.

''1920년 1월 25일 파리에서 죽다. 모든 것을 모딜리아니에게 바친 헌신적인 반려”


2. 오귀스트 로댕(1840-1917)과 까미유 끌로델(1864-1943)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또 편지를 씁니다. 당신이 여기있다고 생각하고 싶어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누워있습니다. 하지만 눈을 뜨면 모든 것이 변해버립니다. 제발 부탁입니다. 저를 더이상 속이지 말아주세요.''

                              -까미유 끌로델이 로댕에게 쓴 편지 중에서

까미유 끌로델<사쿤탈라라 불리는 베르툼네와 포모네>1905년

                                                       로댕 <다나이드>1890년


''그대는 나에게 활활 타오르는 기쁨을 준다오....내 인생이 구렁텅이로 빠질지라도 나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겠소. 슬픈 종말조차 내게는 후회스럽지 않아요. 당신의 그 손을 나의 얼굴에 놓아주오. 나의 살이 행복할수 있도록,나의 살이 신성한 사랑을 느낄수 있도록. 나는 당신과 있을때 약간은 취한듯 몽롱한 상태에 있다오.''

                      -로댕이 까미유끌로델에게 쓴 편지 중에서


3. 프리다 칼로(1907~1954멕시코)와 디에고 리베라


''나의 평생소원은 단 세 가지, 디에고와 함께 사는 것, 그림을 계속 그리는 것, 혁명가가 되는 것이다.”

                                                       -프리다 칼로-

1954년 7월 칼로는 ‘당신을 빨리 떠날 것 같다’면서 한 달 여 남은 결혼 25주년 기념 은혼식 선물을 리베라에게 먼저 주었다. 그리고 그날 새벽, 칼로는 폐렴증세의 악화로 고통과 고독 속에서 보낸 47년의 슬픈 생을 마쳤다.

 일기 마지막에는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이라고 쓰여 있었다고 한다.

프리다 칼로 <두사람의 프리다>1939년작

<칼로와 프리다>두사람이 결혼할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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