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밤 안토니오 씨 집 발코니에 서자, 바나나 잎들 사이로 별 한 개 보인다.
바나나 나뭇잎 비비는 소리는 그대로 자장가이다.
길고 넓은 잎들은 숨결과 평온과 휴식을 쓰다듬어준다.
바닥에도 별 한 개.
별을 밟으며 밤마실에 나선다.
구역별로 고양이들이 밤을 구가하고 있었다.
어젯밤엔 산타 테레자의 구비구비 언덕을 올라 야외 파티 같은 데 갔다.
대보름인지 모르고 달을 찍었다. 여기 달은 새침하고 청명한 우리나라 달보다 부드럽고 둥글고 다소 외향적 이어 보였다.
사람들 너머로 달이 보인다.
삼바 축제를 앞둔 어느 날 밤의 파티.
공연장 오는 택시에서 깜짝.
아이폰만 있다는 게....
사진 속 저 색이 아녔다.
초록과 핑크의 띠가 두 겹으로 감싼 또렷한 무지개 후광.
영락없는 망게이라 빛깔이라 여겼는데, 옆의 여자가 사진을 찍으며,
망 게이라 달이라 말했다.
어쩌면 리우엔 종종 저 달이 뜨는지......
태어나서 본 가장 아름다운 달이다.
본래의 색감에 이게 제일 비슷하다.
공연장의 하늘 위로 불이 하얗게 켜진 예수상이 보인다.
그 산 아래 공연장이다.
시야의 왼쪽엔 예수상, 오른쪽엔 망게이라 달.
여기 사람들은 공연 시작 전 두 시간 동안 춤추고 본 공연 이후 새벽까지 논다.
이제 곧 밤 11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