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거기가 아니다
되는대로 긁어보지만 거기가 아니다.
도착 지점이 어디인지 알 수 없다. 가려움은 피부 속에 집을 짓는다. 내장이 피부가 되어간다. 모기라는 원흉조차 가려운 곳을 가리켜 보일 수 없다. 그것은 옮기지 않으면서 옮아다니고, 늘 옆 또 그 옆으로 자리를 교란한다.
가렵다고 감정적이 되지는 않지만
가려움은 감각으로 착각되는 감정이 맞다.
너는 모기가 아니지만 너는 가렵다.
나는 너를 잊을 수 없다.
잊을 수 없이 가려운 것이다.
잊을 수 없는 것은 가려운 것이다.
가려움은 그리움보다 당장이다. 미뤄둘 수 없이.
잊으려면 잠이 들거나 최면에라도 걸려야 한다.
딱히 뭔지 모를 것이 자꾸 가렵다.
내가 있어서 그렇다.
아주 서늘한 생각이 나를 지운다면 그림자 속에서처럼 가려움도 가려질 거다.
가려움은 억지로 발생된 웃음이다.
괜히 온 삶처럼.
이만 놔달라고 살려달라고
한 번은 사정사정하게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