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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신이 난 아이처럼

by 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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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눈의 거울에선

나도 본 적 없이 아름다운 내 모습이 비치기도 해.

주로 누군가가 날 사랑하는 동안엔.

누군가의 눈에 비친 내가 일그러져 보이면

저주라도 걸린 듯 내 행동도 일그러져 나와

제어가 안 되곤 하지.

왜곡 비율이 낮거나

혹은 누군가의 거울이

아직 도달한 적 없는 나의 최상을 예언해 줄 때

관계는 순하게 빛나가지.

마음은 눈치를 얼마나 많이 보는 어린아이란 말인가!

마음이 스르르 열리며 저 스스로 말할 때가 행복하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신이 난 아이처럼.

어른이 된다는 건

신나던 것들이 죄다 무색해지는 거지.

흐르지 못하는 얼음으로 굳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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