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세 번째 풀코스 마라톤을 무사하게 완주를 했다.
처음 대회에 나갔을 때는 내가 풀코스를 뛰는 것도 신기했고, 옆에서 같이 있는 힘을 다해 포기하지 않고 뛰는 분들에게 동료애도 느끼고, 마라톤이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겸손한 마음이 든다. 옆에 잘 뛰는 분들을 보면서도 그렇고, 있는 힘을 다해 뛰었는데도 겨우 몇 초, 몇 분 빨라지는 내 모습을 보면서도 말이다.
처음 풀코스 완주를 하고 인터넷에 회복에 관한 글들을 찾아본 적이 있다. 언제부터 뛸 수 있는지, 어떻게 회복을 하지는 뭐 이런 것들을 찾아봤다. 의견은 분분했다. 리커버리 런이라는 말은 원래 없고, 리커버리만 있을 뿐이라는 글들과 리커버리 런을 해야 근육이 풀리는데 오히려 효과가 좋다는 글들도 있었다. 사람은 어차피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믿고 싶은 말만 믿고 싶은 법.... 나는 그냥 3-4일 정도 쉬었고, 그다음에 천천히 5-6km 정도 뛰기 시작했던 것 같다.
최근 달리기를 시작한 지인이 내게 물었다. 마라톤 대회 마치고 그다음 날이었는데, 나보고 리커버리 런 할 거냐고 말이다. 나는 며칠은 쉴 거라고 대답을 했고, 위에 언급한 대로 의견이 분분한 것 같다고 대답해 줬다. 그 지인은 축구를 오랫동안 해온 분이었는데 나에게 이런 얘기를 해주었다. 사실 프로 축구 선수들도 경기를 뛰고 나면 리커버리 운동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푹 쉰다고 말이다. 심지어 스트레칭조차 하지 않는다고...
사실 고강도 운동 후 리커버리 런이 필요한지, 며칠 후 지나서 리커버리 런을 하는 게 맞는지 등은 천차만별일 것이다.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어도 2시간에 뛴 사람부터 5시간 6시간에 뛴 사람까지 운동 강도가 다를 수도 있고, 사람의 신체 조건도 다 다르기 때문이다. 일률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말고 리커버리를 하는 게 맞다, 리커버리 런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다만, 여러 글들을 보면 많이 움직이고 걷고 하는 것이 빠른 근육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리커버리 런을 무리하게 한다고 큰 일 나는 것도 아니고, 안 한다고 큰 일 나는 건 아니니, 각자 자기 마음 가는 대로 하면 될 일이다. 나도 한 3일 정도 쉬고 가볍게 러닝을 3km 정도를 했다. 사실 5-6km 정도는 뛰려고 했는데, 뛰다가 발바닥이 아파서 중간에 그만두었다. 지금까지 발바닥이 아픈 적이 한 번도 없었고, 마라톤 대회 때나, 그 후 며칠 동안도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발바닥이 아프다니 좀 당황스러웠다.
가볍게 뛰여야지 마음먹고 나가기는 했지만, 달리기 자세를 좀 고쳐볼 요량으로 미드풋에 너무 집중해서 뛰었더니 발바닥에 무리가 간 것 같다. 아마 마라톤 대회 때의 피로 누적도 영향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직 다 나은 것은 아니지만, 그 후로도 몇 번 뛰었으므로, 큰 부상은 아니었다.
그동안 준비해 온 대회도 끝나고 이제는 다시 홀가분하게 러닝을 즐기고 있다.
아침저녁으로는 좀 쌀쌀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막상 뛰기 시작하면 딱 뛰기 적당한 날씨라는 생각이 든다. 걸을 땐 추워도 뛰면 전혀 춥지 않은 그런 날씨다.
모두 부상 없이 이 계절을, 러닝을 즐기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