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업이던지 성공적으로 이끄는 만능 엘리트 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마이클 조던은 NBA뿐만 아니라 농구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하고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는 전설의 선수이다. 그가 (세 번째 이자 마지막으로) 은퇴한 지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농구라는 스포츠를 거론할 때 그의 이름을 빼고 논의하기 힘들 정도이다. 하지만, 농구의 황제인 조던이 잠시 마이너리그의 야구 선수로 활동했다는 것도, 그리고 그다지 눈에 띄지 않은 실적으로 한 시즌만에 야구선수로 활동을 접은 것도 알고 있었는가?
한 시즌을 야구선수로 활동한 농구의 황제, 마이클 조던은 결국 다능 스포츠에 최고 실력을 내어주는 만능 엘리트가 아니라는 게 증명되었고, 그를 영입한 마이너리그 구단 버밍햄 바론스 (Birmingham Barons) 팀은, 큰 실적을 거두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하게 되었다. 이러한 "비극"의 원인은 물론 자신의 전문 분야 (농구) 밖의 분야에 뛰어든 마이클 조던의 책임도 있지만, 화려한 이력서만 보고 마이클 조던을 영입한 버밍햄 바론스의 잘못이 더 크다. 이렇게 만능 "A 팀"을 조성하려는 조직들은 해당 조직에 오히려 부적절한 구성원을 영입하게 되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1980년대에 방영된 A 팀 (A-Team)이라는 텔레비전 쇼는 미국 대중들에게 어떠한 업무던지 척척 해내는 엘리트 팀의 이미지를 그려 주었다. 어떠한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 부딪혀도, 이 A 팀은 그들의 만능적인 재능들로 모든 상황을 재치 있게 풀어나간다. 당시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던 이 쇼는, 미국인들의 정서에 이러한 엘리트 팀에 대한 만능적인 이미지를 조성해 주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엘리트 팀에 대한 만능적인 이미지의 환상은 미국의 창업자들과 투자자들로 하여금 사업과 사업 아이템 그 자체보다 창업팀에 너무 큰 비중을 두게 하였다.
물론, 유능한 창업팀은 사업 그 자체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창업 아이템이 그에 알맞은 A 팀을 만들어 내기에, A 팀을 구성한 후 사업 아이템을 찾아 나서거나 사업을 피버팅 한 후, 팀원들의 전문성에 맞지 않는 아이템으로 접어들게 되면 매우 비극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 마치 마이클 조던, 샤킬 오닐, 코비 브라이언트, 그리고 스테판 커리를 모아서 야구팀을 구성하는 것처럼 말이다. (피버팅 이란, 사업 도중, 새로 발견된 시장이나 아이템으로 사업의 방향을 돌리는 것이다. 피버팅은 추후 연재되는 글에서 커버됩니다)
사실상 창업 아이템이 만들어야 되는 A 팀은 2001년 영화 [오션스 일레븐]에 나오는 주연 대니 오션 (조지 클루니 역)이 구성한 팀에 더 가깝다.
위 영화에서 대니 오션은, 강도하기 불가능하기로 유명하다는 라스 베가스의 한 카지노를 털기 위해서 상상하기 힘든 독특한 멤버들로 구성된 팀을 만든다. 이를 위해 오션은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한 가지 기술에 출중한 전문가 10명을 스카우트한다. 오션이 뽑은 이들은, 누구의 잣대로 보더라도 만능의 일꾼들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독특한 분야에서는 최고라고 볼 수 있었다. 전직 FBI의 컨설턴트였던 해커, 폭파유에 출중한 폭파 전문가, 유난히 작은 키와 아무도 따라잡지 못할 유연함을 가진 곡예사 등을 모아, 불가능한 일을 불가능한 팀으로 가능하게 만든다. 이렇게 A 팀은 정해진 사업의 목적을 위해서 특정한 전문가들로 구성됐을 때 빛을 발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훌륭한 팀을 먼저 구성한 후 좋은 창업 아이템을 발굴해 내는 것은 가능할까?
훌륭한 A 팀을 구성한 후 아이템을 발굴하는 것은 비효율 적이고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모든 훌륭한 사업 아이템들은 큰 문제들이 탄생시킨다. (이것 또한 추후 연재되는 글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그리고 큰 문제들은 전문성을 신경 쓰지 않는다.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는 여러 전문가들이 필요하지만, 궁극적인 문제들을 찾아내고, 그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책을 고안하는 데는 어떠한 전문 지식이 요구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마치 FBI의 해커, 폭파 전문가, 그리고 곡예사를 한 방에 모아서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는 듯한 무모한 행동이 된다.
사실상, 이렇게 발굴된 아이템 자체도 시장 검증 시 잠재고객들의 피드백을 접목하면서 여러 가지 변형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변형 과정 자체에서도, 꾸준히 새로운 전문지식이 요구될 수 있기에 항상 팀 자체의 꾸준한 변형을 감안하여야 한다. 즉, 이미 이루어진 팀 또한 꾸준한 변형이 요구될 것이다.
검증이 완료된 아이템을 실행으로 옮길 때, 새로 요구되는 전문 인력도, 그리고 이제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전문 인력도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사업 초창기뿐만 아니라 진행되는 사업을 피버팅 할 때에도 발생한다. 그러기에 어차피 처음 구성된 팀은 아이템이 발굴된 뒤 그에 알맞은 A 팀으로 재구성되기에, 초창기에 팀 멤버들의 구성을 완료하는 것은 비효율 적이다.
즉, 훌륭한 아이템을 발굴하는 과정 자체가 팀을 새로 재구성하게 되기에, 창업 아이템이 그에 알맞은 A 팀을 요구하게 되는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에, 창업을 구상하는 초창기에는 최대한 많은 전문가들과 논 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아이템이 검증된 뒤에 같이 사업을 이끌 A 팀을 구성하는 게 더 옳다.
사실상, 다방면으로 뛰어난 사람들은 존재하지만, 여러 독특한 분야에서 최고 실력을 자랑하는 인재들은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만약 존재하더라도 그러한 인재를 찾아내기, 또한 그러한 인재에 맞는 아이템을 발굴하기는 더더욱 힘들다. 마치 사이버 해킹과 폭파물 개발, 그리고 곡예라는 세 가지 분야에서 동시에 최고 실력을 가진 인재를 찾은 뒤, 그 사람과 아이템을 구성하는 행동과 마찬가지이다.
반면, 목표가 확실한 팀이 인재 구성을 하면 어떤 결과가 일어날까? 스타트업 팀 구성의 예제는 아니지만, 100년 넘은 역사를 지닌 야구 구단이 기존의 팔방미인만을 뽑는 인사방식을 버리고 특화된 전문인들을 고용하기 시작하자, 목표를 달성하는 A team을 구성하는 결과를 낳는 사례가 있다.
2003년 발간된 저자 마이클 루이스의 책 [머니볼]에서는 2002년, MLB에서 실직적 최저 운영비를 보유한 오크랜드의 A's 팀 (이름이 A 팀과 흡사한 것은 우연일 뿐이다) 이 신개념의 팀 구성으로 2002년 미국 서부 챔피언 타이틀까지 쟁취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기존 야구 구단들은 선수들의 몸값을 책정할 때에 타율, 도루율, 득점률 등, 매우 다양한 수치들을 모두 조합하여, 전체적으로 높은 성과율과 낮은 실패율을 가진 선수들에게 높은 몸값을 붙이는 시스템으로 운영되어 왔다. 즉, 기존 야구 구단들은 다방면으로 뛰어나고 취약점이 많이 없는 선수들을 우선 뽑아 왔다. 하지만, 당시 오크랜드 A's팀은 너무나 낮은 운영비로 이러한 팔방미인 같은 선수들을 영입하기 곤란했기에, 다른 구단들에서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몸값 책정 방식을 도입하였다. 각 선수들의 취약점들이나 다방면의 성과를 보지 않고 특정한 상황에서 높은 성과율을 가진 선수들을 낮은 몸값에 도입하는 독특한 팀 구성 방식으로 팀을 승리로 이끈다. 추후 보스턴의 레드삭스 팀은 같은 시스템으로 거의 100년 만에 2004년 월드 시리즈를 이기게 된다.
즉, 사업의 목표가 먼저 확정되면, 다방면으로 뛰어난 인재가 굳이 필요하지도 않고, 오히려 한 분야에서 뛰어난 인재들을 찾아내는 게 더 효율적인 사업 진행에 도움이 된다. 이렇게 새로 발굴된 사업의 목표 들은 기존에 조명을 받고 있지 않던 인재들까지 발굴하는 기회까지도 준다. 그러므로, 창업 드림팀을 구성하기 전, 창업 아이템을 검증한 뒤 A팀을 구성하는 게 더 효율적이고 순리 있는 과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