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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nry Lee Jan 23. 2021

반나절 만에 10만 명을 가입시킨 바이럴 트랙션

중독적인 트랙션은 마치 바이러스처럼 걷잡을 수없이 퍼진다

트랙션 (Traction)이라는 단어는 무언가를 끌어당기는 힘을 뜻하는 단어이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트랙션이라는 단어를 창업 아이템이 시장의 호응도를 끌어오는 힘을 나타낼 때 쓴다. 즉, 창업 제품이 목표 고객층에게 제시되었을 때 고객들이 제품을 선호하는 호응도를 뜻한다. 이 트랙션은 잠재 시장의 규모와 고객층의 욕구를 알려 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되고, 나아가 창업의 경쟁력, 심지어 사업의 성공률까지 예측해 줄 수 있다. 그러기에 사업 진행 시에나 투자를 받을 때에 트랙션은 항상 언급되는 주제이고, 그러기에 노련한 창업가들은 사업 시 최대한 일찍 아이템의 트랙션부터 측정한다.


하지만, 창업의 분야와 아이템들의 다양성 때문에 트랙션을 재는 척도는 매우 다양하다. 기업과 기업 간의 값어치를 제공하는 B2B (Business to Business) 사업 같은 경우에는 구매 발주서 (Purchase Order)를 따낸 비율을 사용하기도 하고, 판매가 필요한 유형 물품들은 광고 노출률에 비한 판매율을 사용하기도 하며, 프리미엄 (freemium) 모델의 스마트폰 앱 같은 경우 무료 가입자 대비 유료 가입자 비율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가입자 증가율이나 전도율 또한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기에, 트랙션을 재는 척도를 균일화하는 것은 매우 힘들어지고, 따라서 모든 사업 아이템들의 트랙션을 균일하게 측정하고 상대적으로 비교하는 것 또한 매우 어려워진다. 또한 창업하려는 아이템의 혁신성과 독창성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그러한 독창성 때문에 비슷한 분야의 다른 아이템들과 트랙션을 상대적으로 비교하는 것 또한 힘들어진다. 그러기에, 트랙션 자체만으로는 시장의 호응도의 온도 정도는 측정할 수 있지만, 트랙션을 양적으로 재는 것도 힘들고, 타제품들과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측정하는 도구로 사용하기도 어려워진다.


하지만, 해당 아이템에 중독적으로 매우 높은 트랙션이 측정됐을 때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사업하려는 아이템이 해당 고객층에게 너무나 큰 가치를 가져다주거나 너무나 큰 욕구를 해소해 줄 때, 잠재 고객들은 제품을 구매하려 줄을 서서 달려든다. 마치 10년 묵은 두통을 해결해 주는 진통제를 찾은 것처럼 달려든다. 애플 스토어 앞에서 신종 아이폰을 구매하려고 며칠씩 기다리는 사람들이나, 신종 테슬라를 구매하려고 수년 전부터 보증금을 내고 기다리는 고객들이 이러한 예 이다.


바이럴 트랙션. 무엇이 이 많은 소비자들을 애플 스토어 앞에서 기다리게 만드는 것일까


이렇게 중독적인 트랙션이 발생했을 때에는 해당 아이템이 매우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 나온 제품들에 비하여 막대한 가치를 제공하기에 이러한 높은 트랙션의 현상들이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그러기에 그러한 현상 자체에서 경쟁력을 관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매우 중독적인 트랙션은 높은 경쟁력을 나타내게 되고, 궁극적으로 사업의 높은 성공률 또한 예고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언제 이렇게 중독적인 트랙션이 발생하고, 어떻게 이러한 트랙션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중독적인 바이럴 트랙션, 그리고 바이럴 트랙션을 증명하는 바이럴 마케팅


제품의 가치 제안 (value proposition)이 중독적일 만큼 매력적이 되면 마치 바이러스 같은 현상을 나타내게 된다. 제품이 표적 소비자에게 노출 되면 소비자는 마치 면역력이 없는 사람의 몸에 침투하는 바이러스처럼 소비자의 욕구를 장악한다. 새로운 제품이 마치 소비자 자신 속에 존재하던 깊은 욕구를 해결해 줄 해결책처럼 간주하게 되고, 이 신제품을 손에 넣을 때까지 욕구의 고통 속에 시달린다. 이러한 중독적인 제품이 알아서 새로운 소비자를 찾아주면 어떠할까? 이게 바이럴 마케팅의 서론이다. 바이럴 마케팅은 고객들이 직접 신규 고객에게 마케팅하게 만들어 주는 마케팅 전략들을 일컬어 부르는 용어로, 중독성이 강한 제품에 전염성을 추가해 주어  적은 작업량으로 매우 많은 고객을 유치하게 만드는 전략이다. (참고로 바이럴 마케팅은 그로스 해킹의 일종이다. 그로스 해킹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Ryan Holiday의 [Growth Hacker Marketing]를 참고하자). 해당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가 제품 자체로 주변 지인들에게 값어치를 광고하는 방식으로, 이 성공적인 바이럴 마케팅의 효과는 마치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바이러스처럼 퍼질 수 있다.


매우 중독적인 가치가 있는 아이템에 이러한 바이럴 마케팅이 장착되면, 걷잡을 수 없는 바이럴 트랙션이 형성된다. (바이럴 트랙션이란 제품의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 바이럴 트랙션은 해당 아이템에 중독적인 트랙션이 있다는 걸 증명해 준다. 중독적인 아이템에 바이럴 마케팅이 장착되면, 굳이 수동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신규 고객들을 유치해 줄 수 있다.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매우 많은 고객층을 꾸준히 발굴할 수 있게 된다. 반면에, 중독적이지 않은 아이템에 바이럴 마케팅이 장착되면, 이러한 자연적인 마케팅 효과를 보기 힘들다. 이러한 아이템들은 고객들이 굳이 나서서 제품을 홍보하지도 않고, 홍보를 본 잠재 고객들 또한 굳이 제품을 도입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바이럴 마케팅의 성공 여부로 바이럴 트랙션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즉, 바이럴 마케팅의 성공 여부는 해당 아이템에 중독적인 트랙션, 즉 바이럴 트랙션이 있는지 알려 준다.


그렇다면, 바이럴 마케팅을 통하여 바이럴 트랙션을 증명한 아이템들의 사례들을 살펴보자.


1990년대 중반에 출시된 핫메일 (Hotmail)이라는 이메일 서비스는 인터넷 브라우저와 암호만 있으면 세계 어디서든 이메일을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웹 메일이라는 서비스를 발굴해 낸 선구자 중 하나였다. 당시 컴퓨터에 설치해야 되는 이메일 프로그램들과 달리 이메일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컴퓨터가 필요 없이 개인의 모든 이메일을 전 세계 어디에서나 접속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편리함에 소비자들은 기존 이메일 프로그램들을 버리고 너도나도 핫메일에 가입하게 된다. 핫메일이 주는 편리함 자체만으로도 많은 사용자를 끌어모을 수 있었지만, 핫메일의 바이럴 트랙션을 확인하게 만든 계기는, 핫메일이 보내는 이메일 하단에 추가된 기본 문구였다.

핫메일로 보내진 이메일 밑에 첨부된 기본 서명 (signature) 문구


핫메일 사용자들에게 기본적으로 설정된 이메일 서명에는 핫메일을 사용해 보라는 광고가 같이 첨부되었다. 굳이 이 기본 설정을 바꾸지 않은 대부분의 사용자들 덕택에 핫메일은 사용자들이 이메일을 보낼 때마다 무료 광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핫메일 사용자들은 핫메일을 사용하여 이메일을 보낼 때마다 핫메일을 대리 홍보해 주는 홍보대사가 되었다.


웹 메일이라는 이미 중독적인 가치 제안을 가진 핫메일에 이러한 바이럴 마케팅까지 탑재되자 핫메일은 걷잡을 수 없이 성장하였다. 핫메일은 이러한 마케팅을 사용하여 2년간 대략 한화 5억 5천만 원 정도의 (미화 $500,000) 금액으로 무려 1천200만 명의 사용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1997년대 말 당시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가 대략 겨우 1억 명 남짓했다는 걸 감안하면 핫메일의 트랙션이 얼마나 어마어마했다는 걸 실감할 수 있다) 핫메일은 결국 출시 2년 남짓 한 시간에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천문학적인 금액에 인수되고, 지금은 아웃룩 메일이라는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다. 이렇게 핫메일은 그로스 해킹이라는 마케팅 개념을 창조하는 시조 사례가 된다. 핫메일은 바이럴 마케팅을 통하여 높은 트랙션을 증명할 수 있었다. 이렇게, 바이럴 마케팅은 높은 트랙션을 증명해 주는 예 중 하나다.



바이럴 마케팅의 진화


1990년대 이후, 바이럴 마케팅은 많은 진화를 거듭하였다. 초창기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가입자가 비가입자인 친구를 이메일 주소만으로도 친구 초대를 하고 사진에 태그를 할 수 있게 만들어 비가입자들과도 소통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친구 초대가 되거나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에 태그 된 비가입자들은 페이스북이 보내는 이메일을 통하여 주변 지인들이 페이스북에 기록하는 정보들을 보게 되고, 자연스럽게 페이스북을 가입하게 유도됐다. 이렇게 페이스북은 가입자들을 통하여 비가입자들에게 이메일 마케팅을 하였다. (아래 그림 참조) 


페이스북은 이메일을 사용하여 바이럴 마케팅을 하였다



우버는 지인을 초대하여 지인이 우버에 가입하면 사용자와 신규 가입자에게 사례비로 대략 한화 2만 2000원 (미화 $20불) 상당의 상품권을 주었다. 이러한 우버의 마케팅은 마치 지인에게 무료 라이드를 제공해 주는 것처럼 둔갑하여 우버의 사용자들이 지인들에게 편하게 우버를 홍보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아래 그림 참조)

이미지 출처: https://www.extole.com/blog/creating-a-viral-referral-program-is-more-strategic-than-you-th


이러한 바이럴 마케팅은 인터넷 서비스 업계가 도입하기 훨씬 전부터 존재하였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자신들의 차종의 뒤편에 엠블럼을 설치하여 현 고객들이 뒤에 따라오는 운전자들에게 마케팅을 하게 하였다. (아래 사진 참조) 하지만, 매우 저렴한 신규 사용자 도입비 (User acquisition cost)를 가지는 인터넷 서비스 업계에서 이러한 바이럴 마케팅이 도입되자 매우 폭발적인 현상들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자동차들의 뒤에 설치된 엠블럼들은 바이럴 마케팅의 도구가 된다.


임상실험이 가능한 인터넷 서비스의 바이럴 마케팅


2000년대 말 실리콘밸리에서 큰 인기를 끈 린 스타트업 방식은 최대한 빨리 프로토타입을 제작하여 최대한 빠른 시장 테스트를 권장하였다.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바이럴 트랙션을 확인하는 임상실험 방법들 또한 도입되기 시작되었고, 제품이 완성되기 전부터 트랙션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확인하는 방법들이 도입되기 시작되었다.


바이럴 트랙션을 증명한 우버의 '거짓말'

우버의 '거짓' 실험


우버는 우버 앱의 랜딩 페이지에 지도를 보여주고, 사용자 주변 위치에 움직이는 자동차 애니메이션을 추가하여, 마치 사용자 주변에 많은 운전자들이 있는 것처럼 조성하였다. 또한, 실제 가격보다 더 저렴한 라이드 가격을 제공하여, 우버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많은 공급이 있을 때 사용자들이 우버를 사용할 것이라는 가설을 증명하였다. (왼쪽 그림 참조)


거기에 앞서 언급된 바이럴 마케팅까지 도입하여 바이럴 트랙션이 있다는 것도 증명하였다. 고객들과 운전자들을 동시에 모아야 하는 우버는, 이러한 '거짓말'같은 임상실험을 사용하여 바이럴 트랙션도 증명하고 운전자와 승객, 두 고객층을 손쉽게 모았다.










이미지 출처: https://viral-loops.com/blog/robinhood-referral-got-1-million-users/

미국의 무료 증권 거래 앱인 로빈후드 (Robinhood) 또한 바이럴 마케팅을 사용하여 바이럴 트랙션을 증명한 케이스이다. 로빈후드는 앱이 출시되기도 전, 로빈후드를 설명하는 웹사이트에서 베타서비스 사용자들을 모집하였다. 무료 수수료 증권 거래라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 주는 로빈후드에 반하여 많은 사용자들이 웹사이트에서 베타서비스에 가입하였다.


하지만, 로빈후드의 바이럴 마케팅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로빈후드는 베타서비스 가입 시, 가입자가 몇 번째 가입자 인지 보여주고, 주변 지인을 추천 (refer) 하여 가입하게 한 가입자들에게 먼저 로빈후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더 빠른 줄" (priority access)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였다. 이러하여 로빈후드가 제공하는 가치에 이미 매료된 가입자들을 바이럴 마케팅을 주도하는 "확진자" 들로 둔갑시켰다. 이러한 방식으로 로빈후드는 앱을 출시하기도 전 무려 100만 명의 잠재 고객을 유치하였고, 제품을 출시하기 전부터 매우 높은 가격에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렇게 린 스타트업 방식과 바이럴 트랙션이 신규 사용자 도입비가 매우 낮은 인터넷 서비스 업계에 도입되자, 여기저기서 바이럴 트랙션을 가진 아이템들이 줄줄이 발굴되기 시작하였고, 실리콘밸리에 제2의 닷컴 붐을 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많은 성공 사례들을 배출하기 시작하였다.



바이럴 마케팅을 국내에 접목하면?


저자 또한 로빈후드와 비슷한 바이럴 마케팅 방법을 사용하여 한국 시장에서 바이럴 트랙션을 확인한 경험이 있다. 2016년 여름, 여러 창업 아이템을 검토하던 중, 나는 한국의 해외 직구 사례들을 검토하고 있었다. 미화 150불까지 면세가 가능한 직구 품목 중, 경유에 규제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관세청에 확인 후 경유를 직구 시, 유류 세중 하나인 주행세가 면제되는 걸 확인하였다.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미화 150불까지 경유를 해외 배송해 주는 사업을 진행하였다.


나는 해당 사업을 더 진행하기 전, 로빈후드와 비슷한 방식으로 해당 아이템의 바이럴 트랙션을 측정하기 위해 간단한 웹사이트를 구축하였다. [지름]이라는 이름으로 사이트를 구축한 뒤, 당일 평균 경유 가격에서 주행세를 뺀 가격을 보여주었다. 또한 바이럴 트랙션 테스팅을 위해, 지인을 추천한 가입자들에게 "더 빠른 줄"에 설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였다. (아래 스크린샷 참조)


국내 바이럴 마케팅을 시도한 [지름]의 웹사이트


경유 업계에 경험이 없는 '아웃사이더'인 나는 (참고로 창업은 항상 '인사이더'인 업계에서 해야 한다. 관련 내용은 이전 글을 참조 바람), 법률 비용 및 추가 사업 비용을 지불하기 전 트랙션 확인 목적으로 페이스북의 한 동호회에 홍보를 했다. 목표는 200명, 최고 2000명 가입을 목표로 홍보를 시작한 뒤, 매우 놀라운 현상을 볼 수 있었다.


홍보 관련 포스팅을 올린 지 2시간 즈음, 이메일로 문의가 물밀듯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서비스에 가입이 되지 않아요.

급하게 만든 웹사이트라서 버그나 해킹인 줄 알았지만, 서비스 로그에 그러한 흔적이 보이지는 않았다. 이상하게 생각하여 사용자 수요를 보던 중, 이미 가입자가 만 명이 넘는 걸 확인하게 되었다. 단순히 너무 많은 동시 접속자 수에 서버가 폭주했던 것이다. 그때 즈음 비주류 언론사들에서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홍보물 포스팅 4~5시간 정도가 됐을 때에 주요 언론사들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올 정도였다.


이 시기에는 이미 가입자가 10만 명이 훌쩍 넘어가고 있었고, 최고 2000명을 목표로 했던 나는, 준비가 되지 않았던 서버를 5분에 한 번씩 재부팅하기에 바빴다. 이때 즈음, 연락을 주고받던 관세청 담당에게 연락을 받았다. 주행세의 면제 건을 취소화하게 됐다는 연락이었다. 이러한 결정 아래에 나는 트랙션 실험을 종료 하게 되었다. 하지만, 난 바이럴 트랙션의 사례를 몸소 경험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실험을 종료하는 순간에도 웹사이트는 수천 명의 동시 접속자를 기록하고 있었고, 종료 후 몇 달 까지도 많은 문의가 들어왔다.



반면에, 바이럴 트랙션 존재가 확실하지 않은 아이템의 트랙션 실험을 진행한 적도 있다. 대략 비슷한 시기에 나는 한국과 미국 사이에 낮은 수수료에 고시율로 송금을 진행해 주는 서비스 또한 구상하였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송금하는 고객들과 미국에서 한국으로 송금하는 고객들을 매치시켜주는 모델로, 영국의 트래스퍼와이즈와 비슷한 개념의 아이디어였다.


[볼트]라는 이름으로 [지름]과 비슷한 방식의 사이트를 구축하여 지인을 추천한 가입자에게 더 빨리 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 "더 빠른 줄"을 제공하였다. 하지만 볼트에 경우, 신규 가입자 중 지인 추천을 통하여 가입한 비율이 지름보다 현저히 낮았다. 즉, 볼트는 지름보다 비교적 전염성이 매우 낮은 아이템이었다.


페이스북에 유료 광고로 진행한 [볼트]의 트랙션 실험


이러한 낮은 전염성 때문에 볼트의 트랙션 실험은 더 길어지고, 결국 유료 마케팅을 사용하여 가입자를 끌어모아야 했다. 하지만, 항상 신규 가입자 증가율과 유료 마케팅 비용은 상호 관계가 있었다. 아래 도표는 볼트 (왼쪽)과 지름 (오른쪽)의 방문자 분석을 보여주는 차트 들이다. 볼트는 (왼쪽) 대략 3주간의 실험기간 중 기하급수적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였고, 유료 마케팅을 끊은 시점 (차트에서 보이는 10월 24일 정도 기점)에서 유입되는 접속자 수가 급격히 떨어지는 걸 볼 수 있다. 반면 지름은 (오른쪽) 실험을 종료한 시점 (대략 6시간의 시간)까지 직수직 적인 성장을 볼 수 있었다. 유료 마케팅이 전혀 없었다는 점, 그리고 실험기간이 상대적 매우 짧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름의 성장은 기하급수적이라는 건 쉽게 볼 수 있고, 바이럴 트랙션이 존재한다는 것 또한 볼 수 있다.


바이럴 트랙션이 존재하지 않는 아이템과 존재하는 아이템의 바이럴 마케팅 결과 비교


꼭 바이럴 트랙션이 존재하여야 사업이 성공하나요?


바이럴 트랙션은 제품의 중독성, 그리고 나아가 제품의 경쟁성을 보여주지만, 이러한 요소가 존재하지 않아도 사업은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위에 [볼트]와 같은 예제도, (유료 마케팅을 통해) 충분히 많은 잠재 고객들이 관심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바이럴 트랙션을 증명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해당 사업이 시장에서 어떠한 경쟁력을 가지게 될지 불 확실해지고, 그러기에 경쟁력은 사업에 커다란 위험요소로 남게 된다. 즉, 바이럴 트랙션이 증명되지 않은 사업도 충분히 성공의 여부가 있지만, 더 많은 위험요소를 앉고 진행되게 된다.


초창기에 바이럴 트랙션을 증명하지 못하면 어떡하죠?


초창기에 바이럴 트랙션이 증명되지 않아도 추후에 바이럴 트랙션이 증명되는 사례들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중독적인 아이템에 부적절한 바이럴 마케팅 용법이 적용되었을 때 그러하다. 2008년에 창시된 에어비앤비 (AirBnB) 같은 기업도, 초창기에 트랙션의 부재에 매우 오랜 시간 고난에 시달리다 추후에 바이럴 트랙션을 입증한 케이스이다. 수년의 고난 후, 에어비앤비는 미국 최고의 중고거래 사이트인 크래이그리스트 (Craigslist)를 사용하여 그로스 해킹을 할 방법을 고안해 냈다. 에어비앤비는 크래이그리스트에 올라온 단기 임대 포스팅들에게 에어엔비에 포스팅을 제안하는 봇 (bot)을 제작하였다. 이 봇은 크래이그리스트에 단기 임대 포스팅을 올리는 임대자들에게 자동으로 이메일을 보내어 클릭 한 번에 에어비앤비에 추가 포스팅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이 방법을 사용하여 에어앤비는 크래이그리스트에 글을 올린 임대자들은 클릭 한 번으로 에어비앤비 사용자로 둔갑시킬 수 있게 만들었다. (아래 스크린샷 참조)


출처 (https://growthhackers.com/growth-studies/airbnb)


이러한 그로스 해킹을 통하여 에어비앤비는 많은 단기 임대자들의 매물을 끌어모을 수 있었고, 에어비앤비에 매물이 많아 지자, 여행객들의 사이트 이용도가 급증하는 트랙션을 보여 주었다.


이렇게 에어비앤비는 [매물이 늘어나면 임대자들의 사용이 증가한다]라는 트랙션의 가설을 증명하였다. 하지만, 에어비앤비는 이러한 트랙션을 증명하는데 매우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였다. 이렇게 네트워킹 효과가 요구되는 아이템들 중 초창기에 바이럴 트랙션을 증명하기 힘든 케이스들도 있다. (네트워킹 효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전 글을 참조하자) 


에어비앤비의 성장. 초창기에는 비교적 더딘 성장을 기록했지만, 결국 하키 스틱 성장을 보여줌 (출처 (https://bit.ly/3qrnlLC)


이렇게 추후에 적절한 그로스 해킹 방식으로 바이럴 트랙션을 증명한 사례들이 꽤 있다. 특히 에어비앤비처럼 네트워킹 효과에 의존하는 사업일수록 초창기에는 성장이 더디었지만 추후에 공급의 확보로 바이럴 트랙션을 증명한 케이스들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는 에어비앤비처럼 바이럴 트랙션이 증명될 때까지 매우 오랜 시간과 자원을 들여야 될 수가 있다. 그렇기에 초창기에 최대한 적절한 마케팅 방법으로 바이럴 트랙션을 증명하는 게 추후에 사업의 난이도를 결정해 줄 수 있다.




이렇게 바이럴 트랙션은 창업가와 투자자들에게 사업의 높은 확신도를 주는 좋은 도구 중 하나이다. 앞서 언급된 [지름] 같은 경우도, 바이럴 트랙션을 증명한 그것 하나만으로 한국의 많은 액셀러레이터 (Accelerator) 들과 투자 업체들의 문의가 밀려들어올 정도였다.


창업하는 기업들의 성장 기간과 성장과정은 창업하는 아이템들의 독창성만큼 각자 다르고 다양하다. 하지만, 바이럴 트랙션이 확인된 사업들은 다르다. 바이럴 트랙션이 확인된 사업들은 경쟁사들이 손을 쓸 시간도 없이 시장을 뒤흔들고 장악한다. 신규 고객의 유치가 매우 쉬워지고, 심지어 투자, 그리고 팀원 유치까지 매우 쉬워진다. 바이럴 트랙션은 사업 성공에 꼭 필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사업의 고된 여정을 탄탄대로로 둔갑하고 싶다면, 바이럴 트랙션이 존재하는 아이템을 발굴하는데 집중하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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