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챙기는 습관을 갖자
우리는 모두 당연하게 생각한다. "내 몸은 내 것"이라고. 내 의지대로 손을 움직이고, 걸음을 옮기며, 원하는 음식을 먹고 마신다. 이토록 당연한 주권 의식에 금이 가는 순간은 언제일까? 바로 아플 때다.
얼마 전 충청남도교육청연수원에서 강의할 때였다. 저는 참가자들에게 불쑥 물었다.
"자, 여러분! 오른손 들어 보세요. 왼손도 한 번 들어 보시겠어요? 좋습니다. 여러분이 방금 스스로의 의지대로 움직여 든 손은, 정말로 여러분의 손이 맞습니까?" 청중들은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네"라고 대답했다. 너무나 당연한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네, 물론 지금은 여러분의 손이 맞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지독히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보면, '내 손이 내 손이 아니구나', '내 몸이 내 몸이 아니구나'라는 섬뜩한 진실을 금방 깨닫게 됩니다."
지독한 감기에 걸려 며칠을 앓아눕거나,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몸이 마비되는 순간, 우리는 섬뜩한 진실과 마주한다. 내 몸이 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내 맘대로 손발을 움직일 수 없고, 몸은 끊임없이 열을 내며 내가 명령하지 않은 고통을 분출한다. 때로는 통증 앞에서 감정까지도 조절이 안 돼, 스스로도 놀랄 만큼 격한 짜증과 예민함을 표출하기도 한다. "왜 나만 이래야 해?"라는 원망 섞인 울분이 터져 나온다.
이는 '내 몸은 내 것'이라고 착각하고 방치한 결과다. 우리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 몸을, 마치 영원히 고장 나지 않을 기계처럼 함부로 다루었다. 몸을 혹사시키고, 방치하고, 스트레스를 주면서도, 이 몸이 묵묵히 견뎌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왔다.
내 몸은 내 것이 아니다. 적어도 내게 사랑하고 감사함을 표현할 때까지는 임시로 빌려 쓰는, 소중한 동반자일 뿐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내 몸이 되는 순간은, 내 몸을 진심으로 대할 때다. 나를 사랑하고, 나를 챙길 때 비로소 온전한 내 몸이 된다.
이제껏 묵묵히 견뎌온 나에게 진정한 감사를 표현해야 한다. 그 첫걸음은 '챙김'이다.
오늘도 고생한 나에게, 자극적이고 찬 음식보다는 소화가 잘되는 따뜻한 음식을, 한 끼 때움이 아닌 성찬을 주어야 한다. 급하게 구겨 넣지 말고, 조금은 여유를 갖고 가슴으로 먹자. 가끔은 햇살을 받으며 천천히 산책도 시켜주고, 따듯한 물에 몸을 담가 긴장을 풀고 휴식도 취해주자. 바쁜 일상이지만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차 한 잔에 여유를 즐겨보자.
육체의 챙김만큼 중요한 것은 정신의 보살핌이다. 거친 말보다는 순한 말로 격해지는 감정도 다스려 주자. 스스로에게 '괜찮아', '잘했어'라는 격려를 아끼지 말자. "사랑한다", "고맙다"는 표현을 수시로 해주는 습관을 갖자.
내 몸과 마음을 정성껏 보살피고 감사할 때, 내 몸은 비로소 나에게 완전히 귀속된다. 온전히 건강한 내 몸이 될 때, 비로소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뿌리가 된다. 건강한 몸이 있어야 비로소 타인을 사랑하고, 세상을 탐구하고, 행복을 나눌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아프면 만사 귀찮아지고, 나약해지고, 때론 거칠어진다. 질병과 고통은 우리를 부패하게 만든다. 하지만 사랑과 감사로 스스로를 챙길 때, 내 몸과 마음은 발효되어 성숙한다. 내 몸은 내 것이라는 오만에서 벗어나, 내 몸에게 감사하고 사랑을 표현하는 하루하루가 곧 온전한 '내 것'이 되는 축복이다.
나를 사랑하자.
나를 챙기는 습관을 갖자.
나중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