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나와 저녁을 먹는다. 오늘은 과분한, 분에 넘치는, 호사를 누리듯 삼계탕을 먹었다. TV에 나온 백숙을 본 뒤로 푹고아 국물에 모든 게 오롯이 우러난 백숙에 어릴 적 엄마가 해주던 백숙에 함께 쪄낸 찹쌀밥을 말아먹고 싶다는 생각 하지만... 딱히 친구도 가족도 없는 곳에 혼자 지내다 보니, 또 여전히 불편하고 어수선한 방역상황이라 혼자 나왔다.
식당은 조용했고
나외에 2 Table에 손님이 있었지만 모두 나처럼 혼자 나와 "추운 날을 이기려 삼계탕만 먹고 있었다"
뭐를 쓰고 싶었던가?
윗글을 쓰는 동안 처음 생각은 잊어버렸다.
요즈음 내가 이런다.
아 맞다. 생각났다.
엊그제부터 다시 새로운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유체역학' 뭔 말인지 모르기에 질문이나 궁금증은 생기지 않는다. 핸드폰 화면으로 강의를 보며 늘 하던 방식으로 나만의 정리노트를 만드는데...
내가 쓰는 글씨가 안보이더라!
초점이 흐려 ㄱ인지 ㄴ인지 깨알 같은 글씨로 뭐라고 쓰고는 있었는데 메모노트에 쓰고 있는 볼펜 글자가 보이지 않는 나를 느끼며...'어느덧 나도 이런 나이가 되었구나! 이런 처지가 되었구나!' 생각했다.
뭔가가 나의 앞에 가리어지거나 드리워지는 게 싫어 평생 살면서 모자도 안 쓰고, 안경도 안 쓰고
흔하디 흔한 선글라스조차 써 본 적이 없는데 '이제 공부를 할려면 노안에 맞는 돋보기안경부터 사야겠네'란 생각했다.
여전히 밖은 쌀쌀하다.
저녁 한 끼 먹으며 둘째 놈 방값 보낼 때가 되어 옛사람과 주고받은 짧은 카톡으로 알게 되었다.
「둘째 놈은 ROTC 지원해서 이제 3학년이 되는 내년부터 군인이 된다. 봄학기가 시작되기 전 기본 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훈련소에 간다 했다. 02월 03일부터...
다행히 이번 설에는 얼굴 한 번 보겠구나 생각하며 만나면 우리 꼬맹이 좋아하는 삼겹살을 사줘야겠다 생각했는데... 훈련소 입소 전에 먼저 열흘 정도 자가격리를 한다고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