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올해의 마지막 국가 자격 정기 기사 시험에 응시하고 왔다. 3시간 동안 단 1분도 허투루 쓰지 않고 주어진 필답형 문제 16문제를 풀이하는데 모두 썼다.
솔직히 지신이 있었다.
지난 09월이 끝나 갈 무렵 시작한 실기시험 준비였지만, 그날로부터 50여 일간 매일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퇴근 후 몰입하였기에 어느덧 정형화된 문제는 대부분 풀게 되었다. 과년도 기출문제의 어느 페이지를 펼치건 그다지 어렵지 않게 풀어내는 수준까지 도달했기에 자신만만하게 시험날을 기다렸는데... 받아 든 시험문제를 풀어보니 내가 공부한 내용보다 신선한 날 것의 내용이 반반이었다. 50점은 확보하겠지만 남은 10점이 관건이었다. 쉽게 70점까지 혼자 마음속 장담을 했는데 부족한 10점을 어떻게든 메워보려고 맞는지 안 맞는지도 모를 풀이와 답을 작성하느라 매달리다 보니 "종료시간 1분 전입니다, "라는 시험 감독관의 안내 멘트까지 듣고 나왔다.
시험이 끝나면 지친 몸과 마음을 쉬고 싶었지만 지금은 근무자 결원에 따른 대체 야간근무로 긴 밤을 보내고 있다. 5시 33분! 금방이라도 누우면 바로 잠들 것 같은 피곤이 잔뜩 온몸이 퍼져 졸지 않으려고 밖에 나가 찬바람을 수시로 쐬며... 지난날들을 회상한다.
나는 지금 현장 직원 20명의 현장소장이다. 20명밖에 안 되는 현장이지만 끊임없이 고민의 문제. 갈등의 문제. 감정의 문제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느닷없이 떠나가기도 하고,
아무 일 없다던 각각의 포지션에서도 서로 간의 다름에 따른 이유로 누군가는 힘들어하고 또 누군가는 자기 늪에 빠져 전체를 뒤흔들기도 한다.
해결의 방법이 묘연한 일들이 중첩되고, 그 한 가지를 해결하기 위해 또 나는 처리 방법을 생각해야 했고, 실행에 부딪치며 어제도 오늘도 매일매일 머릿속은 복잡했다.
그런 날들 속에서도 시작한 공부를 끝내야겠기에 공학 계산기를 눌렀다.
지금까지 알게 된 내용들을 어떻게 다음 시험까지 기억할 수 있을까...
아직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60점이었으면 좋겠다. 58점. 59점은 아니길...
무척이나 피곤하고 무척이나 긴 밤이다.
시험이 끝나면 다 잊고 쉬고 싶었는데...
다 잊어버리려 했는데... 지금 나는 어떻게 지금의 기억을 유지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오늘은 그냥 자려한다. 곧 아침이 시작되면 나는 두꺼운 커튼을 창에 드리우고 밤인 양 깊이 잠들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