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마차와 기차

by 허정구

목욕탕 사우나에 앉아 후끈 달아오른 온몸에서 땀을 흘리며...

불현듯 영화의 한 장면... 벼랑길을 숲 속길을 내달리는 마차가 생각났다.

그리고 나는 이 두 단어를 연상했다


「이끌려가다」 「이끌어가다」

「마차」 「기차」


소달구지도 생각났다.


마부는 농부는 말을, 소를 이끌지 않는다. 그냥 이끌려가며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하고자 하는 일을 할 뿐...


쟁기질을 할 때 소를 앞에서 당기지 않는다.

소에게 이끌려 갈 뿐... 그렇게 방향을 잡아 밭을 간다.

생각 없는 기차의 기관차는 앞에서 이끈다.

큰 힘으로 뒤에 매달려 있는 화물칸의 열차를 이끌어 목적지에 간다. 힘이 세니까... 그렇지만 힘들다.


리더는 팀원을 이끌어 가는 게 아니라 팀원에 의해 이끌려 가는 것임을 나는 순간 깨닫는다.

마차의 마부는 말들의 뒤에서 말들이 내달리는 힘과 방향을 조정할 뿐 마부는 달리지 않는다.

「이끌려가다」 「이끌어가다」


처음에는 마차를 끄는 말이 될 수 있도록 이끌겠지만...

마차를 끄는 말이 되었다면... 결코 마부는 말을 이끌지 않는다.


말이 달리는 건가

마부가 달리는 건가

결국 마차가 달리는 것처럼

리더가 달리는 건가.

팀원이 달리는 건가

결국 우리가 달리는 거다.


「마차」와 「기차」

「이끌려가다」와 「이끌어가다」


나는 마차였던가 기차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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