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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정구 Jan 28. 2024

내이름이박힌책한권

일어났다.

고립과 은둔 속에 방 안에서 이틀을 보내고 일어났다.

잠이라는 나만의 탈출구를 찾아 커튼을 치고 어둠 속에 숨어지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 무엇도 할 엄두를 못 내고 웅크린 채 몇 날 며칠을 보냈지만 결국 남는 건 없었다.


상실. 어떤 상실인지도 모를 상실감과

고립. 무엇으로부터의 탈출인지도 모르지만 모든 걸 다 외면하고 세상에서 나의 모습을 지웠다.


머릿속에는 무슨 생각인지도 모를 생각이 맴돌았다. 때론 해야 할 일들, 때론 지난 어떤 일들. 때론 그 생각들을 잊으려 생각을 했다.


일상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 내가 깨어있건 내가 도망 가있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것도 나를 가두지 않는데 나는 뭔가에 갇혀있다.


여전히 답답하고 여전히 뭔가 해야 할 일들만 잔뜩이다. 월말이기에 각종 보고서와 여전히 충원되지 않은 근무자를 구해야 하고, 등록금을 준비해야 하고 사는 건 내 삶이 아닌 내가 해야 할 일들뿐이다.


그냥 하루.

그 하루를 보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걸 앎에도 하루를 보내는 것이 때론 힘에 부대낀다.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는데 그 하루하루를 유지하는 것조차 욕심이기 때문인가? 잘 모르겠다.


하늘은 참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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