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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름이박힌책한권

어쨌거나

by 허정구

어제는 바람이 몹시도 불었다. 겨울 잠바를 걸치고 있음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밤에는 비가 내렸다. 비바람 속에 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았고 바람이 지나간 아침 햇살은 맑고 밝았다.


출근길에 바라보이는 한라산이 하얗게 변해 있었다.

밤새 눈이 내렸나 보다. 4월 중순인데 저 멀리 보이는 한라산 꼭대기는 다시 하얗게 변해 있었다.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이상한 날씨!


마치 내게 주어진 하루의 일상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 일상의 일들을 하며 나는 또 하루를 살았다. 봄날이어야 함에도 여전히 차가운 봄처럼 내가 겪어야 하는 하루도 툭툭 전혀 뜻밖의 일들에 직면했지만 그럼에도 오늘 하루도 무탈하게 보냈다. 어쨌거나 봄이기에 눈은 곧 녹을 것이고 어쨌거나 나의 일상도 평온해 짐을 나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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