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가자
어처구니없게도 나는 낚시를 눈으로 머리로 배우고 하고 있구나.
인터넷의 정보. 유튜브의 무수한 영상들을 보며 즐기고 있다. 바늘을 묶고, 매듭 묶음. 채비 만들기 등
벵에돔. 감성돔. 한치. 애깅 낚시. 지그 낚시. 찌낚시
낚싯대를 사고, 릴을 사고, 낚싯줄을 사고 에기. 수납가방. 밑밥. 각종 찌와 무수란 낚시 소품들을 사며 즐기고 있는 나를 본다.
낚시는 실전인데.
영상에서는 이렇게 이렇게 몇 번 돌리고 감으면 도깨비방망이처럼 뚝딱 채비가 완성되고, 바늘이 묶이고, 무늬 오징어가 잡히고 낚싯대가 부러질 만큼 큰 감성돔. 벵에돔. 참돔을 잡는다.
하지만
그렇게 눈으로 보고 머리로 익힌 다양한 것들을 직접 펼쳐놓고 직접 해보면 「안 된다. 쉽지 않다」. 꼬이고, 풀어지고, 끊어지고 고기는커녕 일렁이는 파도만 잔뜩 바라보다 돌아온다.
바다에 찌를 빠뜨리기도 하고, 밑밥 통을 빠뜨리고, 밑밥 주걱 꽂이를 빠뜨리고... 또 사고
현실에서도 그렇다.
지식과 기능. 기술 습득은 다르다.
누군가 내게 알려주는 기능과 기술은 참 쉽다.
이렇게 이렇게 하면 되고
이런 거 이런 거 파악해서 판단하면 된다.
하지만 막상 해보면 그 단순한 뭔가도 아주 쉽지 않다. 안 된다. 그래서 기술이고 기능인 것임을 잘 안다.
나는 뭘 알고 있을까.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한치를 아직 한 마리도 잡아본 적 없는 나는 (한치 낚싯대. 베이트 릴. 삼봉애기. 수평애기 2호, 3호. 슷태. 애기박스. 장어포. 합사가위. 이카메탈 채비. 오모리리그 채비. 측광 튜브. 라인 커터. 봉돌 싱크. 삼각도래. 핀도래 등등 없는 게 없다.
나는 한치를 잡는 현장 낚시를 즐기는 게 아닌 낚시를 하는 상상 속의 낚시를 즐기고 있는가 보다.
낚시는 지식이 아닌 기술!
기술은 머리가 아는 게 아닌 몸이 아는 것임을 생각한다.
낚시는 지식이 아닌 기술!
기술은 머리가 아는 게 아닌 몸이 아는 것임을 생각한다.
아마도 나는 낚시 가고 싶은 마음을
당장 일도 해야 하고, 허리도 아프고, 또 귀찮기도 하고 이런저런 핑계 아닌 핑게들로 가지 못하는 현실을 낚시용품들을 사며 그것들을 소유하며 대체만족 즐기고 있나 보다.
이젠 그냥 가... 가면 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