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낚시는 찌의 미학
어둠만 있는 고요한 밤낚시를 한다. 바다와 다른 고요함 속에 찌 하나만 바라본다. 내가 꿈꾸던 낚시를 한다.
고기가 잡히고 안 잡히고는 중요하지 않다. 이런 고요함 속에 내가 있다는 게 중요하다.
아직은 싸늘하다. 커피 한 잔이 그립지만... 오늘은 아무런 준비를 못 했다. 양어장 낚시용 밑받침틀을 사고 휴대용 가스난로를 사고 민물받침대를 샀다.
10년 전 LED 전자 찌 5불(불이 다섯 개 들어오는 찌)은 최첨단이었다. 가는 곳마다 신기하다고 다들 물어봤는데... 저녁에 저수지에 드리워진 찌 중에 다섯 개만 점등되는 찌는 나 하나였다. 다들 최소 20개는 되는 듯 모두 멋진 찌들이 수면에 곧추 섰다가 서서히 내려가는 모습만으로도 아름다웠다.
붕어낚시는 찌의 미학이다. 찌에 살고 찌에 죽는 게 붕어낚시다 점잖게 그것이 수면 위로 스멀스멀 확연히 올라올 때 우린 챔질을 한다. 그 맛에 붕어 밤낚시를 한다.
그 낚시를 지금 내가 하고 있고...
꽤나 붕어낚시는 잘한다고 자부하는데 오늘은 1마리가 전부다. 어차피 고기는 덤이고 어둠의 고요. 정막. 침묵이 낚시다.
갈 곳도 할 것도 없을 나는 이제 매주 여기로 오려한다.
매주 나는 어둠의 고요. 침묵. 정막 속에 나의 존재를 감추듯 숨기듯 혼자만의 시간에 빠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