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삶의 작은 감동

by 허정구

어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해서 취업의 길로 나아가려하는 아들에게서 문자가왔다.


《아빠 구두 하나 사주려고 하는데

신발은 신어보고 사는게 좋을거 같아서

알아보고 연락주셈

싼거말고 좋은거로 하나 알아보셈》



아마 내가 신고다니는 좀 낡은 구두가 설날때 눈에 보였나보다. ~하긴 꽤나 오래 신었다. 밑창도 한번 교체하였고, 어느듯 이 친구에게 발을 맡긴지도 생각해보니 5년이 지나고 있네.~


아들은 《취업준비생》
공업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직장을구하면서 병력특례와 좋은 일자리. 적성에 맞는 일 등 여러조건을 동시에 맞추려하니 쉽사리 딱 마음에 드는 일자리가 없나보다. 이달 중순께 고3 졸업했으니 혼자 얼마나 마음이 불안할까. 어디에 맞는 일자리가 있었으면 하는 내마음 또한 노심초사하지만 별달리 내가 도와줄 방법이 없기에...여유만 가지고, 충분히 앞날에 대해 고민하라고 조언할 뿐이다.


각설하고


"난 괜찮다" 했더니


《전에 회사 잠깐 다녔을때 받은 월급인데

그래도 첫 월급이니까...

저번에 봤을때 구두가 너무 헤져서 하나 사주고 싶었음

다른거 필요한거 있으면 말해주고 없으면 구두 하나 알아보고 연락줘》



무지하게 추웠던 겨울 1월 초

면접보고 첫 직장에 출근한다는 말에 그때도 '얼마나 힘들진않을까'.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일까' 궁금해했었고 본인 마음에도 들었으면 했는데...적응하는게 많이 힘들었는지 2주일인가 다니고 결국 그만두었다는 말에 아버지로서 미안함만 가득했었는데...


그곳에서 받은 급여가 그래도 첫 월급이라고 낡은 아빠의 구두를 사주고 싶다는 말에...

한편으론 고맙고 기쁘고 흐뭇하고 감사한 마음이고, 한편으론 더없이 미안하고 안스러운 맘이 들었다.


《그래...

네가 열심히 일해서 번 첫 월급이였구나.


너 또한 마음은 참 좋은데...

세상 일이 살다보면 다 맘처럼 안된다.


돈을 버는 것도

때론 사는 것도


그래...그럼 네가 아빠 신발 하나 사줘라.


까만 정장 구두는 아빠도 목장오기전 회사다닐때 신던것 있으니...

그냥 편하게 신고다닐 걸로


마트에서 하나 골라서 연락할께...


너의 첫월급으로 사준다니

고맙고 즐겁고 흐뭇한 마음으로 감사히 받을께.


커준것만으로 아빠는 네게 준필이에게 늘 고마워...


잘해주지못한것때문에

같이 있어주지못했고 여전히 같이 있어주지못하기에

늘 미안하고


마음 편하게 먹고 충분히 쉬면서

먼 훗날에

네가 어떤 일을 할건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내가 뭘 잘하고

무엇에 관심이 많은지

많이 많이 생각하고


그렇게 하고싶고 가고싶은 길이 생기면

다시 시작하렴...


그래도 절대 늦지읺아...

넌 아직도 충분히 준비할 시간이 있고

또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야.


고마워...늘 사랑해. 먼곳에서 아빠가.》


삶은 이렇게 서로 소통하고, 위로받고, 위로하며, 격려하고, 다독여주며, 의지하며 사는 것이구나 생각했다. 많은 돈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않아도 좋은 차. 좋은 집. 좋은 옷을 가지지 않았어도 살아가며 서로의 작은 감정들을 나누며 그렇게 위로받으며 같이 사는게 삶이구나 생각해본다.


늘 혼자인 나는 외로움에 갇혀지내지만...그래도 먼곳에라도 나의 소중한 애들이 있기에 돈많은 주식갑부 친구가 매번 부러운 것만은 아님을 한순간이나마 느낀다. 아마 그 친구도 내게 신발을 한켤레 주었었는데 이런 맘 아니었을까.


늘상 어디던 신고다니는 친구의 조금 낡아 주름살이 굳게 패인 구두를 보며 흐뭇한 마음에 자기발에는 좀 크다며 줬지않나 생각해본다...


어쩌다보니 신발만 많다.


그럼 난 저 신발이 또을때까지 더 열심히 삶의 길을 걸어야하는건가.


세상을 움직이는 여러가지중에 《마음》

난 여전히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마음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한다 믿는다.


바른 마음

바른 생각

바른 행동


비록 날마다 마음이 힘든 날들보내지만 그래도 간간히 마음이 위로받는 날도 있으니...또 살아가나 보다.


꼭 너의 길을 찾아 너의 길을 가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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