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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정구 Jun 24. 2018

그사람생각

너만생각했다.

어제밤 낚시를 마치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2시간동안 너만 생각났다.

굳이 여기로 다시 돌아가야 할 이유조차없는 길을 난 늘 그랬던 것처럼 혼자인 도시로 달리고 있었다.


골덴반바지. 주황색 가디건. 뿔태안경. 삐삐머리. 겨울 찬바람. 물안개. 변집섭. 마루조. 청하. 307번좌석버스. 운전면허. 편지. 삐삐. 장미넝쿨. 과일빙수. 양념오뎅. 가죽잠바. 쫄면과만두. 물냉면과비빔냉면. 300만원. 대구. 청도. 밀양. 안동. 영주. 수성못. 그리고 내 젊은날


모두가 너에 대한 한덩어리씩의 기억을 쏟아내는데 결국 너만 없더라.


여전히 사랑이 남아 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혹시

(너에대한마음)그리움도 사랑의 다른 모습이라면

지금도 여전히 너에대한 넉넉한 그리움이 넘치고

(너와멀어진마음)외로움도 사랑의 다른 모습이라면

지금도 여전히 견디기 힘들만큼의 외로움이 있지


너와 한번도 밤낚시 가보지않았지만, 밤낚시를 좋아한다는 그말이 머리에 남아 난 매번 밤낚시를 가나봐.


아주 어쩌다 낚시터에서 동행한 부부나 연인을 보면

'부럽다! 아주 많이'

이 생각을 제일 먼저 해.


들릴듯 말듯 둘만의 이야기때문에 고요와 침묵. 어둠의 밤낚시에 간혹 흠집이 나기도하지만


정적이 흐르고 까만 어둠으로 뒤덮힌 깊은 밤에 둘만의 데이트 내겐 이룰수 없는 꿈인 줄 알기에...더 많이 샘나고 더 많이 신경쓰이는 걸 알아.


너의 밤낚시가 붕어낚시인지조차 모르지만...


어제밤 낚시터엔 연세지긋한 노년의 부부가 밤낚시(잉어탕)를 했었고,

아침에 보니 멋드러진 중년의 부부 한쌍이 아침 낚시하는 모습을 봤기에


고속도로를 달리는 내내 네생각이 났었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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