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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정구 Mar 14. 2019

그사람생각

꽃다발 사들고

약간 바랜듯한 볼그레한 장미 꽃다발과

노란 프리지어 꽃다발과 후루츠 믹스 사탕

내일은 3월 14일...


다음 3월 14일은

나도

나의 꽃다발을 고르고

나의 꽃다발을 안고

우리 집으로 가면 좋.겠.다.



내일이 화이트데이라 같이 근무하는 남자 직원 모두 십시일반 모아서 홍일점 여직원에게 사탕을 같이 사주기로 했다


지난달 밸런타인데이 때는 홍일점 여직원이 6명분의 초콜릿을 준비해와서 우리에게 나눠주었었다.


지난해에도 마찬가지로 여직원  별주임이 모두에게 달콤한 초콜릿 선물을 해주었었다. 그리고, 2018년 03월 14일 아침에 □별주임 책상에는 사탕이 가득했다.


무뚝뚝하고 퉁명스럽기까지 한 우리 현장의 직원 아저씨들은 제각각 하나의 사탕을 사들고 와 출근하는 □별주임에게 전해줘...사탕 풍년이었다. 흐뭇했다.


그래서, 올해는 미리 이야기했다.

" 십시일반 모아서 좀 더 고급지고, 좀 더 실속 있는 선물을  함께 하자고" 그래서, 저녁에 뭘 살까 고민하며 광양에서 가장 큰 쇼핑센터 홈플에 갔다.


사탕을 사고 꽃다발을 샀다.


그러면서, 오늘도 어김없이 야간작업을 하는 문차장의 딸 생각이 나서... 또 하나의 꽃다발을 주문하며 혹시나 하는 맘에 전화로 물어보니 2개가 필요하다한다. 아내와 딸...


그래서, 꽃다발이 3개...


그러고 보니 윤 과장님도 오늘 야근이라 준비하실 시간이 없겠다는 생각에 꽃다발이 또 하나 늘고 사탕병이 하나 더 늘었다


엉겁결에 나는... 꽃다발과 사탕을 한 아름 샀다.


내가 언제 꽃다발을 사봤던가 하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 시간 속을 들추며,  발그레한 장미 꽃다발과 노란 리지아 꽃다발을 양손 가득 들고 보니


딱 한 사람 그사람생각이 나더라.


그래야 될 시간엔 그러하지 못했고 그러할 수 없는 오늘이 되어보니 이제서야 조금 알겠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떻게 살아갈 건지


또 맞이하는 3월 14일 그날에는 나의 꽃다발을 들고 갔으면...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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