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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정구 Jun 08. 2019

그사람생각

반지

잃어버린 걸까.
버려진 건가.

너도 한때는 참 좋은 때 있었을 텐데...

너의 그 좋은, 참 좋은 그 순간을 되찾고 싶어 맨홀 깊숙이 박힌 널 꺼낸다.

다시 너의 너로 살으렴!


깜짝 놀랐다.
아주 우연히 보게 된 도롯가 집수정 맨홀에 뭔가 반짝인다.

왜 네가 거기에 있니...

잃어버린 걸까.
버려진 걸까.
분명히 너도 의미를 가졌을 텐데...

낮에 우연히 보았던 반지는 밤 12시를 한참 지난 시간에도 여전히 그곳에 콕 박혀 있었다.
버린 건가.
집수정의 구멍 슝슝 뚫린 덮개는 긴 시간 동안 쌓인 찌꺼기가 빈틈없이 채워져 굳센 의지로 변한 듯 꼼짝하지 않았다.
가늘고 긴 철사로 고리를 만들어 건져 낸 너는 누런 눈부신 금빛 반지였다.

심장이 쿵쾅쿵광...

나도 먼 지나 온 날에 그사람 손가락에 매년 실반지를 채워주었었다. 하나. 둘. 셋... 여섯. 일곱

그렇게 잊혀진 기억 속에 반지 생각이 났다.

p.s) 중학교 영어시간에 배웠던 반짝인다고 모두 다 금이 아니라 했던 문구처럼 이 친구는 금빛이지만 그냥 로로가 선명한 기념 반지였다. All that glitters is not g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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