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명절

by 허정구

같이 있는다는 것만으로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 편안하다.

다정한 이야기를 소곤소곤 나누는 것 대신
챙겨주는 밥을 맛있게 먹고

밥을 먹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그 마음을 먹는다.
그게 전부인데도...

명절은 그냥 뭔가를 하지 않아도
떨어져 지내던 가족이 같이 모여 같은 공간에서
그냥 지낸다는 것만으로도

제 각각 핸드폰을 붙잡고 말없이 tv를 보고
뭔 말을 해야 하는지 모르지만
경상도 우리 집은 소리 없는 마음의 안쓰러운 마음대화를 한다.

뭐라도 하나 더 챙겨주려는 마음

그렇게 머물다 떠난다. 제 각각의 삶의 터전으로

가족은 같이 있는 게 맞나 보다. 같이 있으니 가족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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