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나무답게

by 허정구

나무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어느 날 전체 직원회식후 둘이서 집으로 향하는 길에 길을 가다 허브과의 나뭇가지를 뚝 꺾어 주며 내게 디밀었다.
손길만 스쳐도 향기가 나는 그 나무 있잖아... 멋진 있어 보이는 (스테이크)음식 같은데 이파리 몇 개 떼어다 놓는 거

이름이 언뜻 생각나지 않았지만 나무의 모양은 몰라도 허브라는 것과 이파리는 테레비에서 몇 번 본 적이 있어 향기는 알고 있었다.

그날 난 그 나무를 집으로 가져왔고 바나나 단지우유 빈 통에 꽂았고 물을 채워주었다. 뜻하지 않게 꺽임을 당해 아프겠지만 그 또한 너의 운명이니 사는 날까지 목이나 마르지 말라고...

그렇게 방 침대 옆 테이블 위에 놓여진 나무는 잊혀지듯 지내왔다.
어느 날 문득 보게 된 나무는 여전히 푸른 기운을 뛰며 마르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자세히 꺼내 보진 않았지만 단지우유 통 안에 어렴풋이 뿌리처럼 보이는 실들이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나무는 버티고 있었던 게 아니고, 그 척박한 환경 속에서 적응하고 변화해서 살아가고 있음을 알았다. 조경 반장님께 이런 사실을 전하고 흙이 있는 화단에 심어주자고 부탁했다. '지금은 안돼요. 좀 더 따뜻해지고, 뿌리가 성기면 그때 심도록 해요.'
그렇게 나무는 단지우유에 간간히 채워지는 물만 먹고 버티며, 어느 순간부터는 야들야들한 가지까지 키우고 있었다.
보고 있으면 자라는 게 보이지 않는 단지 나무는 내가 일터에 나가 방을 비운 그 시간에 무럭무럭 자라 10cm도 넘게 자란 가지도 있다.

그 나무를 이 봄날에 작은 실내 화단에 심어 달라고 방에서 가지고 나왔다.

나무니까 나무답게 넓고 광활한 대지는 아닐지언정 그나마 흙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삶은 이렇듯
주어진 환경에 버티며 수긍하며 변화하며 주어진 시간을 살아가는 게 아닌가 싶다.

아마도 이 나무의 이름은 「로즈메리」인 거 같습니다.

저는 단지 나무라 이름 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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