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공을 친다. 쓰리쿠션
하얀 공으로 앞에 놓인 빨간 공을 엊비껴맞추면 하얀 공은 당구대 좌측 상단 위쪽을 맞고 다시 윗면 1/3쯤 면에 부딪혀 꺾여 돌아 우측 중상단을 찍고 좌측 하단 모서리로 부드럽고 스무스하게 들어오며 그곳에 있던 두 번째 빨간 공을 맞는다. (성공)
난 당구를 못 친다. 어릴 적 당구는 노는 애들이 하는 것이었지만 당구장에 다닐 만큼 돈이 없었기에 그곳은 내 영역이 아니었다. 사회생활을 하며 어쩌다 간혹 술 한잔한 뒤 '당구 한게임'이란 말에 따라가지만... 좀처럼 공은 내가 그리는 마음의 궤적대로 가지 않는다. 당구장 용어로 우라마시. 하꼬마시 그렇게 불리는 그 형태가 늘 멋져 보였다.
그렇게 큐대에 가해진 힘을 받은 당구공이
필요한 곳에서 꺾이고 회전력을 받아 딱딱딱 꺾어져 결국에는 하단 모서리로 딱 떨어지도록...
힘 조절도 하고 당구공에 타격점도 조정하듯
일상의 일들이 순조롭게 아귀 맞듯이 딱딱딱 맞아지게 계획한 그림이 실현되도록 노력한다.
오늘은 아침부터 삑사리가 났다. 새로 입사한 2명의 직원이 첫 출근을 했고, 현장의 모든 분들이 의기 화합해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낯섬이 낯설지 않도록 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주는 현장의 개괄적인 내용에 대해 설명해주는 시간을 가진다 했는데...'그래도 나갈 사람은 나간다'는 비야냥과 '현장 일은 부대끼며 배우는 게 빠르다'며 텃새 아닌 텃세를 부린다.
일이 힘들어 떠나는 경우는 없다가 맞는 말일 것이다. 어쩌다 던져지는 말투 하나 사소한 행동 하나에 서로 빈정 상하고 그렇게 쌓이다 보면 절이 싫어 중이 떠나듯 남는 분은 남고 떠날 분은 떠난다.
왜 떠나갔는지 한번쯤 돌이켜 봤으면...
별 의미 없는 감투지만 그 감투 하나가 씌워지면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얼마나 불편해야 하는지... 그래야 완장이란 말을 안 듣고 같이 어울릴 수 있음을 알았으면 좋겠다.
좋은 하루였는데... 뭔가 모르게 하루 내내 질질 흘리고 다니는듯한 딱 떨어질 정말 좋은 일도... 그 의미가 반전되는 역회전에 걸린듯한 순탄하지 않은 하루였다.
지난달에 퇴사하신 분은 보름 만에 다시 찾아와 같이 일하는 동안 고마웠다 하시며 이곳에 머물며 같이 일했던 한 명 한 명에게 빠짐없이 포장된 떡과 음료수를 전해주었다
인연이란 이처럼
끊어지는 그 순간부터 잊혀지겠지만
비록 인연이 끝나 서로 다른 일터에서 일하게 되었지만 기억이 잊혀지기전에 찾아와 준 그 마음이 너무 고맙고 감사한 하루였는데
여전히 관계를 불신하고, 아집에 빠져있다.
버릴 카드를 움켜쥐고 있다고 패가 바뀌는 건 아닌데...
고작 투페어를 붙잡고
대단한 패를 가진양 나는 승부 배팅을 하고 있는 건가?
버려야 하는 카드를 버리지 못함에...
승패는 정해져버린 건가.
이번 카드게임은 포기하고
다시 새로운 패를 받아야 하는 건가?
더 레이스가 깊어지기 전에 die! 를 외쳐야 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