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하류로 흘러가면
그 마지막에서
내가 거슬러 올랐던 길이
내 시야에 가득 들어찰 줄 알았고
그 길을 조용히 내다보며
무언의 감정이 북받쳐 오르길 바랬다.
하지만
끝없이 아래로 흘러가는 탓에
들여다볼 겨를도 없을뿐더러
지나쳤던 거친 기억들에 몸을 부딪히며
저 아래로
하염없이 고꾸라졌다.
생각지 않고 되돌아온 길이
내가 거슬러 올랐던 길의 형용이요,
곧, 경험의 과정들이
그 경로에 침착[沈着]된다는 것을
왜 나는 알지 못했는가.
지금 나 자신이
저 밑으로 가라앉아 들러붙어
고개를 들기가 힘에 겹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