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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대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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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헌일 Sep 05. 2016

너의 눈물과 함께.

저 깊은 곳으로


그대가 나에 대해

어떤 가시 돋친 말을 꺼낼 때마다

애써 난 그 아픈 언어에 비친

그대의 눈에서 흐르는 슬픈 빗방울을

내 가슴에 담으려 무던히 노력했던 것 같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어느 순간 내 가슴에 가시가 날아와 박혀

너의 눈물이 조금씩 새어 나오더니

이내 큰 구멍을 만들어버렸고

고여있던 물웅덩이가 폭포수처럼

하염없이 흘러내려

온몸을 뜨겁게 적셨다.


몹시 따스했고

동시에 서늘했던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그대의 입김으로 몸뚱이를 녹이던 내 위로

갑자기 차디 찬 소나기가 다급히 내팽개쳐지듯

온기와 한기가 겹쳐지는

이 알 수 없는 소름 끼치는 느낌,

사방으로 튀기는 너의 빗방울들의

오묘하면서도 요동치며 흩날리는 감정들.


어째서인지

내 가슴에서 흐르는 너의 눈물을

난 나의 손으로 막지 못한 채,

빗방울들과 같이

저 밑으로 추락하고 있는 내 모습이

빗방울들의 표면 위로 아른거리는 것 같았지만


내가 흘려보낸 너의 눈물과 함께

그로 인해 드리워진 그대의 호수,

저 깊은 곳으로

난 기꺼이 뛰어들었다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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