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깊은 곳으로
그대가 나에 대해
어떤 가시 돋친 말을 꺼낼 때마다
애써 난 그 아픈 언어에 비친
그대의 눈에서 흐르는 슬픈 빗방울을
내 가슴에 담으려 무던히 노력했던 것 같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어느 순간 내 가슴에 가시가 날아와 박혀
너의 눈물이 조금씩 새어 나오더니
이내 큰 구멍을 만들어버렸고
고여있던 물웅덩이가 폭포수처럼
하염없이 흘러내려
온몸을 뜨겁게 적셨다.
몹시 따스했고
동시에 서늘했던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그대의 입김으로 몸뚱이를 녹이던 내 위로
갑자기 차디 찬 소나기가 다급히 내팽개쳐지듯
온기와 한기가 겹쳐지는
이 알 수 없는 소름 끼치는 느낌,
사방으로 튀기는 너의 빗방울들의
오묘하면서도 요동치며 흩날리는 감정들.
어째서인지
내 가슴에서 흐르는 너의 눈물을
난 나의 손으로 막지 못한 채,
빗방울들과 같이
저 밑으로 추락하고 있는 내 모습이
빗방울들의 표면 위로 아른거리는 것 같았지만
내가 흘려보낸 너의 눈물과 함께
그로 인해 드리워진 그대의 호수,
저 깊은 곳으로
난 기꺼이 뛰어들었다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