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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osee Oct 22. 2024

암스테르담에는 바람이 분다.

헤오씨의 세계 여행 - Travelog 10. 암스테르담 in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엔 바람이 분다."

"딱 기분 좋을 만큼만"


여행 준비 하던 중

헤오(Heo) :  (폭염 35! 서울) 와 미친 듯 덮네. 짐 챙길 때는 무조건 반바지 반팔+ 민소매  

아재가 되고 나니까 나온 배와 근육 없는 팔뚝살,  민소매를 입을 때 느끼는 창피함 보다 시원함을 선호한다

그렇게 캐리어는 반팔, 반바지, 민소매, 그리고 슬리퍼로 채워졌다




헤오(Heo) :  왜 열이 나고 추울까?..  목도 아프고.. 이래서 여행은 젊어서 다녀야 한다고 했나 보다.

2층에서 벗어나고 1층으로 내려온 것만으로 너무 행복했는데 큰일이 해결되고 나니

몸에 열이 오르고, 기침이 나고 목이 아프다.


헤오(Heo) :  혹시(?).....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 전염병! 써 부정한다 해도

4인실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스스로 마스크를 쓰면서,

이탈리아 소녀들 - 룸 메이트들이 없을 때는 문을 열어 무조건 환기를 시킨다.


여름옷만 잔뜩 싸 온 내게 7월 말 암스테르담은 낯설었다.

바람이 부는데 아주 쌀랑쌀랑..  어느 가을 초입으로 들어가는 계절이랄까..

암스테르담 도착해서 검색해 보니 7월 말 8월 초의 기온은 13도로 시작해서 28도로 끝난다.


"꽤 선선하네?"라고 생각했을 뿐인데

아픈 몸뚱이는 "춥다"라고 느끼고 있다.


벌써 사흘이나 지났건만, 시차를 적응 못하고 새벽 5시쯤 눈이 떠진다. 잠에서 깨면 서늘한 공기가

불을 더 끌어당기게 만드는 여름 낯설음.


씻지도 않은 채로 잠시 나가본다

이 시간에 도시를 걷다 보면 기분 좋은 바람이 분다.

반바지랑 반팔만 입은 나를 그저 안쓰럽다는 듯이 쳐다보는 도시의 노숙자들도 있고

지구 반대편 나를 알고 있는 한국의 사람들에게 카톡도 온다.

"아픈 건 괜찮아?"

"응 나아졌어 마우이"


너무 강하지도 않고 너무 약하지도 않게

기분 좋게 이 도시를 걸으라는 듯이 부는 바람과

아직 나를 걱정해 주는 몇 안 되는 친구, 가족, 그리고 동료들

멀리 있지만 보내주던 한두글자 안부에 고맙다는 생각을 한다.


인생을 잘 살았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

"돌아갈 이 있"

어쩌면 돌아가기 위해서 여행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살랑살랑 되는 느낌에 하늘 하늘한 느낌에 바람.

암스테르담은 그게 매력인 것 같다.

그래서 이 도시를 좋아하게 된다.

그렇게 걷다가.. 돌아와서 다시금 마스크를 쓰고 살포시 여3 남1 4인실의 방에서

다시 단잠을 청해 본다.

암스테르담은 바람이다.


바람! 아 그래서 풍차가 유명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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