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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osee Oct 15. 2024

여행은 누구에게나 다 비싼 거다

헤오씨의 세계 여행 - Travelog 9. 암스테르담 in 네덜란드

"사흘차의 암스테르담의 마지막 날"

"40대 중년에게도 20대 젊은이에게도.. 그리고 4인의 오붓한 가족에게도

여행은 모두 다 똑같이 비싼 거다"




헤오 (Heo) : 먼 놈의 물가가 이리 비싸냐..

유럽 온 지 사흘차, 여긴 그리고 암스테르담 마지막 날이다.


오전 7시 30분

여자 3, 남자 1 혼숙 도미토리 4인실

이곳은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40을 넘은 중장년이 도미토리라니... 성비도 남탕에서 여탕으로 급작스럽게 변경되었다.

절대다수가 여성인 이 방이 낯설고 어렵다.

"늙은이는 잠도 없다, 그래서 새벽부터 부스럭부스럭 된다."


오전 8시

조용히 샤워하려고 노력했지만 , 어느새 룸메이트 들은 나의 소음에 잠이 깨버렸다.

미안한 마음에 말을 건네 본다.


헤오(Heo) : 좋은 아침~ 시끄럽게 해서 미안~ (미안한 마음에) 혹시 한국 마스크 팩 관심 있니?

이탈리아 소녀들 3명 : 와우~ 아이 러브 K 뷰티

일회용 마스크 팩 3장에 애들은 금세 밝아진다. 눈 비비고 일어나 잠시 구경을 하다가

K뷰티 마스크팩은 대장 언니의 캐리어로 들어가고 다들 다시금 잠을 청한다.

헤오(Heo) : 짐을 싸고 정리를 해야 해서 시끄러울 거야.

이탈리아 소녀들 3명 : 괜찮아. 하면서 다시금 잠을 청한다.   


오전 8시 30분

대충 챙겨 입고 백팩에는 카메라 하나, 고프로 하나, 그리고 긴팔 남방 하나. 선글라스..

곤히 자는 아이들에게 더 이상 폐를 끼칠 수없어 방 밖으로 나와 복도 끝자락에서

캐리어를 펼친다. 뒤죽박죽 정리되지 않은 캐리어인데 본능적으로 손끝으로 더듬더듬

추가적으로 필요한 물건들을 기가 막히게 꺼낸다.

모자, 선크림, 양발....


흘러나온 것들은

다시금 푸더덕 대충 캐리어에 담아 힘으로 눌러 담고,  

소리 나지 않게 방문을 열어서 살포시 캐리어를 두고 나온다.

오늘 아침은 어제 사두었던 데워먹는 라자냐~ 먹으러 공용 주방으로 뿅뿅~



그제 점심 / 시내 서브웨이

헤오(Heo) : 후우 살인적인 물가. 무슨 서브웨이 세트가 13유로나 하지

그것도 작은 크기인데. 오늘 유로 환율이 1500 원이니까.  와 2만 원이나 하네. 여기는 살 수가 없다.

도미토리 조식도 바나나 + 씨리얼 주제에 9유로라니  

앞으로는 마트에서 그냥 먹을 걸 사놔야겠다.


13유로 세트 / 약 1.9만언


그제 저녁 / 시내 FEBO

헤오(Heo) : 이게 무엇인가? 와 자판기야? 치즈 버거! 많이 저렴하네!

신세계다! 돈을 넣으면 나오는 음식 자판기라니!! 자 돈을 애끼기 위해서 4.6유로 치즈버거!

노 콜라! 노 감자!

4.6유로 자판기 치즈 버거! - 목 메인다.


어제 저녁 / 숙소 앞 대형 마트 JUMBO

헤오(Heo) : 오늘은 멀 먹어볼까? 핏자? 핫도그?

식비에 대한 부담으로 며칠째 마트 데워먹는 즉석식품에서 해결하다 보니 이제는 먹고 싶은 것도 없다.

그렇다고 막 싸지도 않은 6~7유로. 몇 번을 골랐다가 내려놨다가 결국엔 가장 저렴한 라자냐 5.75유로를

선택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물 하고 콜라도. 콜라조차 비싼 유럽.


마트가 없었다면... 아마 굶지 않았을까?


다시 사흘차 오전 9시

도미토리 공용 주방

헤오(Heo) : 자 냉동 라자냐를 전자레인지에 5분! 돌려볼까? 자 비닐에 구멍을 뽕뽕 뚫어서 ~  시작!

이제는 구멍을 뚫어서 넣어야 한단걸 알게 될 정도로 냉동 음식의 고수가 되었다.

5분이 끝날 무렵 전자레인지 뒤쪽으로 작은 꼬마와 아빠가 줄을 선다.


유럽 꼬마 : 엄마는 언제 와?

유럽 아빠 : 엄마는 좀 더 자다 온데.  우리끼리 아침 먹자.  


띵~. 띵~.

전자레인지에서 꺼내는 나의 라자냐! 꺼내면서 아뜨 아뜨뜨를 하면서 뒤로 돌아서는데...

꼬마와 아빠가 흠칫 놀란다. 손에 든 것은 나와 똑같은 라자냐!



유럽 꼬마 : 어 우리랑 같은 거네!

아빠와 나는 눈이 마주치고 나서 배시시 웃고 만다.

유럽 아빠 : 그렇구나 우리랑 같은 거 먹나 보다. (나를 보며) 즐거운 식사돼요.

헤오(Heo) : 유튜~.  좋은 하루 보내세요. 꼬마야 맛있게 먹으렴~

작은 인사 하나와 똑같은 마트 냉동 라자냐, 우리는 서로 공감하고 이해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유럽인이든 아시아인 이든"

"젊든 늙었든 아니면 꼬맹이든"

헤오(Heo) : "여행은 누구에게나 다 비싼 거다"


오 마이 갓쉬~ 젓가락 뿌러졌다 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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