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지쳤을 때
40대 회사원의 이야기 - 4. 진이 빠졌을 때
by
Heosee
Dec 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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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지나고 난 뒤
사수 : 헤오씨 이제는 이해가 돼? 다른 사람들은 다 되는 거 같은데..
헤오(Heo) : (...) 아~ 네! 되는 것 같아요.
제일 어정쩡한 말
"이해가 되는 것 같아요"
되면 되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지
되는
것 같아요란 말을 쓸 수밖에 없는
오늘 하루
하루가 너무도 빨리 지나갔다.
이해도 못한 데다가 요령도 없는 업무를 열심히
해봐야 되는 게 아닌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주어진 일이기에 나로 인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일지는 모르지만 공은
쏟아붓는다.
가르쳐 주는 사람 모두~! 친절하게 자세하게 알려주려고 한다.
허나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그 빠른 손놀림을 따라가지 못하다 보면
두 번 묻게 되고.. 그리고 세 번을 묻게 된다.
사람들이 흉볼까 봐 쉽게 모른다고 찾아가는 것도 쉽지가 않다.
이러고저러고 혼자 풀어보고 싶지만 코앞으로 닥친 마감 앞에
한없이 붙잡고
있기보다는 해볼만큼 해보고 우선은 물어서 해결하는 쪽으로 상황을 정리한다.
헤오(Heo) : 선배님 바쁘시지 않으면 다시 한번만 물어봐도 될까요?
사수 : 그럼 물론이지
눈치를 주지 않지만 나 혼자 스스로 눈치를 본다.
머릿속으로는 이렇게 저렇게 누르면 바로 될 것 같은데 막상 눌러보면
여기에서 막히고 저기에서 막히고, 경험이 없으니 헤매지 말아야 할 부분에서 헤매고 또 헤맨다.
헤오(Heo) : 오늘은 이게 맞을까요?
사수 : 오늘은 할 거 없다고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후..!
아주 조금 격앙된 목소리에 마음을 다친다.
묻고 싶지 않은데 물어봐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자존감은 바닥으로 처박는다.
혼자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못한다는 걸 들킬까 봐 또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다 보면 어느새 진이 빠진다.
1년여 만에 보는 동기들의 모임도 자신이 없어진다.
나가서 나 힘들다고만 할 것 같아서 약속을 피했다.
"
나 잘살고 있어
" 하고 싶은데 뒤집어진 일상은 쉽게 회복이 되지 않는다.
거듭되는 반복과 실패. 더딤. 무능력하다고 느껴지는 자괴감
이곳에서 적응을 못하는 건가 란 생각을 가장 먼저 하고 있지만.
스스로 쉽지 않을걸 알고 있었음에도 도전한 나를 원망해야 하는 걸까.
더디니까 느리다. 느리니까
그러면 마음이 급해진다. 틀린 부분을 집고 다음에는 덜 틀려야 하는데
우선은 넘기기 급급하다. 그게 실패인걸 알지만.
고쳐지지 않는다 급한 마음이..
오늘 하루는 정말 진이 빠진다라는 말이 절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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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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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조금 늦은 직장앓이
02
빨간 충전불은 없었다
03
문과 공대생
04
그저 지쳤을 때
05
우린 잊혀져야 되는 삶을 살고 있을까
06
감정은 몸으로 드러난다
40대 조금 늦은 직장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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