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회사원의 이야기 - 11. 다시 돌아오는 진급철
회사 생활 이야기 : 매년 고통은 반복된다.
이기적인 걸까?
매년 3월 진급철이 돌아오면 여전히 마음이 어렵긴 하다.
3년을 누락하고 어쩔 수 없이 진급을 한 케이스로 보이는 나!
진급이 끝났으니 마음 편하게 지내야 하는데
매해 돌아오는 이 시기엔 바늘 같은 한 마디가 나의 아픈 곳을 찌른다.
허과장은 진급이 1년 늦었던가?
아.... 아뇨. 3년 늦었습니다.
그럼 A 받고 진급했어?
아뇨..
겨우겨우 진급한 것처럼 느껴지는 자괴감,
동기는 커녕 후배보다 월급이 작다는 부끄러움.
내가 회사에서는 잘 살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해야 하는 삶.
"열심히 그저 일한 것뿐인데 어떤 부분이 부족했을까?"
"따라잡으려면 올해는 좀 더 열심히 해야지!"
라고 하는 이야기 사람에게 "내가 언제 열심히 안 해서 진급이 늦었나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그 흔한 A 고과 한 번을 받아보지 못한 내게 언제나 노력하라고 하는 사람들.
"1~2년 늦는 게 인생에 큰 일은 아니야"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 볼까요" 란 말이 역시나 목구멍에서 메아리친다.
아까 물어봤는데 너는 몇 년 꿇었지?
네?.. 진급요? 한 3년 늦게 된 거죠.
쉽게 넘길 농담처럼 날아온 화살도
... 애써 꿀꺽 삼키는 데 많은 아픔을 동반한다.
그 순간은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넘겨보지만, 내 마음에 날아와 콱 박힌 작지만 시린 말 한마디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크랙을 발생한다.
"아 그럼 저보다 월급이 작은 거예요?"
"어"
"좋겠다. 나보다 많이 받아서"라고 이야기하고 싶은데
먼저 들어온 사람으로서 가오도 떨어지는 거 같고..
애써 운이 없었다고 이야기하기에는 내가 너무 못난 것 같고
할 수 있는 건 그저 내일부터 업무 물어보면 "니 알아서 해라"라고 하고 싶다.
나는 부처도 아니고 예수도 아니고 도덕군자 성인도 아닌데..
돈도 나보다 더 많이 받고 상사한테 더 챙김을 받는데 굳이 내가 설명을 해줘야 하나란
소심하면서도 현실적인 의문이 들뿐이다.
"넌 진급까지 다 끝났잖아? 네가 팀장을 달겠어? A를 받겠어?"
아프지만 현실. 현실은 변하지 않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오늘도 소심해하는 나를 보면서 건넨 현실 위로의 한마디.
"넌 A플레이어가 아니었잖아. 착각하지 마"
그래 난 ACE는 아니었지 이곳에서. 앞으로도 뒤집긴 쉽진 않겠지.
아니 불가능할지도 몰라.
그러나...
나는 나를 포기하고 싶진 않다. 회사에서 이루어지는 인생이 전부는 아니니까.
내 인생에서 나의 고과 A를 찾으면 되는 것.
"난 당신의 평가와 다르게
내 인생에서 만큼은 A 플레이어였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그날을 위해
오늘도 난 버텨내고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