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가 김성훈 May 26. 2016

미역국

아무것도 없이 미역만 들어간 국

어린시절 미역국은 좋지만 어느새 멀어진 기억이되어버렸다.

기억속에 있는 모습들은 미역국에 밥을 한그릇 말아

우두둑 먹고 학교에 갔던 기억.. 그 기억속에 미역국은 어땠을까?

아마도 밥이 생각나게 만드는 그런 모습이었다.

어김없이 그때 어린시절

가장좋아하는 국은 미역국이 였다.

단연코


한참을 돌아 이제는 미역국을 먹지 않는다.

아니 군대를 다녀온후 국이란 국은 거의 먹지 않았다.

군대에서 먹던 똥국은 온갖 국들을 싫게 만드는 가장 큰 대표 음식이 되어버렸다.

아마도 물을 싫어하는 나의 식스타일 때문이리라..

한국인이 아닌건가?. 난...


아이가 태어나고 와이프가 미역국을 먹는 모습을 보고 난 후에도 역시나,...

또 우리 아이는 지금10살이 되어서도 미역국만 거의 먹는다.

건강에는 좋겠지만 난 싫다.

그렇게 좋아했던 그 미역국이 싫어졌었다.


회사앞 밥집 "황가네식당"

싸고 사람의 건강하게 만드는 식당이 있다. 신기하게도

말도 안하는데 오늘 내가 먹고싶은 음식을 딱 하고 나와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 그 미역국일 줄이야.


엄마가 어린시절 끓여주는 미역국은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다.

소고기도, 그 흔한 홍합도, 마늘도, ...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다

싫었다..숟가락도 담그기 싫었다. 마치 시레기 국처럼 싫었다.

그 국을 엄마는 어린시절 나만큼 큰 냄비에 끓이시고는 일주일을 먹었다.


그런데 그 국이 황가네 식당에서 보였다.

뭐야~~~!!! 짜증이 올라왔다. 그래도 담가야 할부분은 담궈 봐야지


앗!!~~  시원했다 맛있었다. 미치도록 ... 이맛은 내가 느끼던 엄마가 끓여주던 그 맛인데.

그런데 그 맛이 맛있었다. 그맛이 시원했다. 그맛이 엄마를 생각나게 했다. 

치... 그게 뭐라고 두그릇이나 먹었다. 

그렇게 싫던 미역 건더기가 맛이 느껴졌고. 그렇게 싫었던 그 국물이 맑게 느껴졌다.

우습다.

내가 변한건지 미역이 변한건지... 사장님 손맛이 좋은건지. 

내가 변했겠지 내가 나이가 들었겠지. ㅎㅎㅎ


그렇게 보고 나니 세상이 편해졌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