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있는 모습의 슬픔은 크지 않는 것이었는데..
혼자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슬픔이 된다라는 것
가만히 들여다보면 느껴지는 것들이 많다.
쉽게 느끼는 것들은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시간들이다.
먼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것들을
건드릴 수도 막을 수도 없을 때
참 사는 게 힘들어지는구나 느껴질 때가 있다.
혼자 있고 싶을 때
아니 혼자 있고 싶으면서도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을 때 하지만
말하기 싫으면서도 누군가 알아줬으면 하는 때...
슬픔이 올라오는 것도
알면서도 눌러 버려야 할 때.
자꾸 누르고 눌러서 자동으로 먼저 내가 누를 때...
각진 채 널브러진 보도블록을 보면서 어린 시절을 생각해본다.
하나하나 헤아리면서 걸어 다녔던 어린 시절
금을 밟을까 봐 이리 뛰고 저리 뛰던 시절
그 안에서 꿈뜰 거리던 작은 벌레들 까지도 보던 시절
그 시절은 이제 없다. 언제 부터인가 보여 본 적이 없다.
블록을 셀 일을 전혀 없고 또. 그 안에서 그것들을 느낄 여유도 없다.
그런 것들이 아직 남아 있었다면 덜 슬프고 조금 덜 힘들었을까?
입꼬리가 올라가지도
마음속 멍울이 엷어 지지도 않고 그저 그대로
짙어 지기만 하는 시간들이 계속 오고 가곤 한다.
계속 짙어지면 깊이가 생기는 것 일까?. 넓어지는 건가?
그러다 보면 깊은 그 속으로 숨는 날이 올까?
끌어올려도 바닥이 보이지 않는 괜찮은 시간이 올까?
그런 시간들이 오면 난 괜찮아 질까?
슬픔이 괜찮아 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