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주의자가 어쩌면 더

비관주의자: 생이 한낱 찰나이니 더 치열한 부류

by 그늘의 끝


나는 낙관주의자가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비관주의자에 가깝다. 내겐 인간이란 한낱 찰나를 사는 무의미한 존재로 수렴한다는 생각이 기본으로 깔려있다. 아마도 자연을 찬양하고 찬미하는 궁극적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영원하고 초월적이며 더 이상의 이유가 필요하지 않은 유의미한 존재. 자연을 탐닉하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본질적 허무를 최전선으로 끌어와 스스로 맞닥뜨리게 하는 과정이 아닐까. 그 앞에서 부끄러움인지 겸손인지에 매번 고개를 숙이며 때론 쓰러지고 주저앉는데 한참을 그러다 일상으로 돌아온다. 자연 앞에 사정없이 무너졌던 어제를 상기하며 오늘을 살아간다. 비관주의자라 할지라도 살아있다면 다를 것이 없다. 어쩌면 덕분에 더 치열한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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