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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인 Apr 15. 2023

한 사람을 알아보는 방법 (1)

책과 영화 <플립>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책, 그리고 영화는 바로 웬들린 밴 드라닌 작가와 로브 라이너 감독의 <플립>입니다. 




이 이야기는 6살에 처음 만나 서로의 앞 집에 살게 된 한 소년과 소녀가 6년의 세월 동안 서로에게 ‘플립’과 ‘플립’을 거듭한 끝에 깨닫게 되는, 사람을 볼 줄 아는 눈을 키우는 인연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을 보고 많은 분들은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죠. 하지만 저는 조금 생각이 다릅니다. 물론 이 작품이 처음으로 이성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우정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기는 해요. 하지만 일반적으로 첫사랑을 다루는 여타 작품들과는 매우 다른 노선을 밟고 있다는 점에서, 저는 <플립>이 '단순한 첫사랑 이야기'라기보다는 6년간의 관계 변천사를 통해 우리가 살면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인간관계에 대한 고찰과 통찰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첫사랑을 다루는 작품들은 다음과 같은 서사를 따라가요. 

먼저 남녀 커플이 하나 등장합니다. 그리고 서로 대화 한번 나눠본 적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상대방의 외모와 분위기에 첫눈에 반하죠. 쑥스럽고 애달프고 어색함 가득한 몇몇 억지스러운 우연이 이어지고 곧이어 '애송이 연애'를 시작합니다. 좋게 말하면 풋풋하고, 또 어찌 보면 누구나 겪는 연애 성장통을 보여 준다고도 할 수 있고요. 하지만 이런 방식의 관계 설정은 작품 속에서는 사실상 삶 전체를 아우르는 인간관계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기에는 부족함 면이 있습니다. 



<플립>이 이러한 첫사랑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이유는, 

바로 누군가에게 반한 첫사랑의 순간에서 이 모든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은 같지만, 다른 방식으로 그 관계가 충돌하고 발전하고 변화하면서 나와 상대방 모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플립>의 시작은 무작정 첫눈에 빠지는 여타 첫사랑 관계들과는 달리 한쪽은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만남이라 여기는 이와 다른 한쪽은 이와는 정반대로 이것은 운명이며 이해할 수 없는 끌림이다,라고 여기는 두 사람의 상충적인 만남으로 시작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관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각도와 방향이 점점 변화하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새로운 이해뿐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생각과 이해 역시 변화하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두 사람의 관계뿐만 아니라 주인공 아이들 본인의 정신적 고양을 이루어 내는 아이들의 가족인 어른들도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사람의 모든 성장은 반드시 관계의 불편함 속에서, 그리고 용기 속에서 나이와 상관없이 싹튼다는 진리를 이 작품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책과 영화 <플립>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다음 글:

한 사람을 알아보는 방법 (2) - 책과 영화 <플립>

https://brunch.co.kr/@herbs/380



다음 글:

한 사람을 알아보는 방법 (3) - 책과 영화 <플립>

https://brunch.co.kr/@herbs/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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