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즐거웠습니다.
이 말 하기 8년이나 걸렸네.
많이 아프고 즐거웠고 성장했고 원했고 목표였고 얻었고 배웠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에야
그걸 공황장애라고 하는 걸 알았어요.
쓰러져서 귀국하고, 한국에 들어와서도 몇 번 쓰러졌던 적이 있었습니다.
한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벌벌 떨었던 적이 있었어요.
시간이 많이 지나고 유명한 사람들이 방송에서 이야기하는 걸 듣고서야
아, 그걸 공황장애라고 하는구나, 라는 걸 알았습니다.
꽤 오랜 시간 분노와 자책과 후회. 부끄러움과 억울함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때 내가 이랬으면 달랐을까, 저랬으면 어땠을까
얼마나 많은 만약에로 스스로를 괴롭혔던지.
이거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방법을 몰랐어요. 아무것도.
가끔은.
만약 지금의 제 체력과, 내공과, 정신력을 가지고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분명 달랐겠지요.
저는 지금 밤을 새고도 풀마라톤 42.195km를 뛸 수 있는 체력을 가진 사람이 되었고,
감기 한번 안 걸리는 사람이 되었고,
누구를 탓하지도, 욕하지도 않는 사람이 되었으니까요.
무엇보다 저는 이제 죽이고 싶은 사람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도 죽이고 싶지 않고요 :)
그러니 분명 달랐겠지요.
하지만.
만약 그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제가, 이렇게 제가 좋아하는 저는 없을테니
만약에- 라는 것 또한 의미 없는 것이라는 걸 지금은 압니다.
아.
정말.
이제야 겨우 말할 수 있게 되었네요.
즐거웠습니다.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