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던 외출을 하였다.
가방에 책, 색연필, 크로키 노트를 챙겨서 말이다.
평소 외출 소지품에다 색연필과 크로키 노트가 더해져 이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외출이다.
발전의 한 가지라 생각하며 으쓱해한다.
전부터 가고 싶었던 H 카페에 갔는데 좀 실망이었다. 실내를 꾸민 모양도 좀 어설프고, 젊은 엄마들만의 전용 장소랄까?
카페 바로 앞이 학원이 있어서인지 학원 차량에서 내리고 타는 아이들을 잠시 맞이하는 엄마들의 편리를 위한 장소구나 생각 들었다.
아이들도 익숙한 듯 차에서 내려서 곧장 카페로 들어오더니 엄마와 말 몇 마디 하고는 가방을 휙 내려놓고,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나간다.
주인장도 앉아 있는 엄마들과 잘 아는지 큰 소리로 대화하고 자기 아이에게도 뭐라 뭐라 크게 얘기한다.
차분한 분위기가 아니다 보니 불편하여 그리고자 하는 그림의 바깥 선만 그리고선, 무엇보다 커피 맛이 영 좋지 않아 두 모금만 마시고 짐 싸서 나오고 말았다.
이 카페가 오래갈까?
그 길로 마트에 가서 소소한 장을 보았지만
뭔가 아쉬움에 곧장 집으로 가고 싶지가 않았다.
결국 장바구니를 든 채 다른 카페로 향했다.
S카페.
내가 좋아하는 카페다.
커피 맛도 좋고, 이곳은 왠지 모르게 창작의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자리를 잡고 앉아 미완성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역시나 그림이 술술 잘 그려지고 채색도 마음에 들어 기분이 좋아졌다.
들고 간 책의 표지를 보고 따라 그렸는데 나만의 감성으로 표현되어 새로운 그림으로 완성되었다.
아까 H 카페에서의 불쾌함이 싹 사라졌다.
S 카페야! 오래오래 여기 있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