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향한 부정적인 말들

사실은 위로받고 싶어서?

by 히나

오늘 아침도 시작이다.

조금이라도 아이에게 맛있고 영양 있는 밥을 주기 위해 집중해서 밥을 차려놓으면,

아이는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식탁이 앉지는 않고 딴청을 피운다.


도대체가 몇 번을 강조해도 식사예절이 지켜지지 않는다.

아이가 조금씩 말귀를 알아들을 시점부터 이야기하기 시작했으니 이제 3년 차에 접어든다.


내 마음에 여유가 있는 날이면 부드럽게 받아주지만, 유치원 일정이 있어 바쁜 날이면 내 마음도 분주해서 아이를 받아줄 여유가 없다.


아이에게 식사 태도에 대해서 혼을 냈더니,

언젠가부터 나한테 혼이 나면 이상한 말을 한다.


"나는 오늘 아침에도 혼났어, 나는 엄마한테 매일 혼나기만 하고,

나는 쓸모없는 아이야."


처음 아이의 입에서 쓸모없는 아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너무 놀랐다.

다른 건 다 몰라도 자신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어디서든 당당한 마음으로 살아가기를 바랐다.


그런 아이입에서 '쓸모없는 아이'라고 스스로 자책하는 말이 나오다니,

놀라서 당장 혼내기를 멈추고, 넌 언제나 소중한 아이라고 다독여 주었다.


너는 존재 자체로 소중한 아이라고 달래주었다.


아이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너무 두려워서 아이에게 몇 번이고 소중한 아이라고 강조해 주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아이가 다시 그런 말을 내뱉은 것이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내심 또 당황하였다.

훈육을 멈추고 아이 마음을 달래주어야 하는 건가?

아이는 정말 자신을 저렇게 생각하는 걸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징징거리는 아이를 두고 잠시 내 방으로 떨어져 있었다.


'나는 쓸모가 없어, 엄마가 내 말을 안 들어주는 데 나는 이 집에 있을 필요가 없어' 하고 하는 말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


저 단어에 자꾸 반응을 하면 아이가 오히려 그 단어의 힘을 믿을 거 같아서,

그냥 고요히 있었다.

아이가 그 말을 멈추고 감정도 가라앉히고 나에게 와주기를 가만히 기다려 보았다.


한 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진심으로 자신을 저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 자기를 돌아봐주기 바라는 마음에 나에게 충격요법을 쓰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더욱 반응해 주지 않기로 했다.


때론 나도 나 자신이 너무 쓸모없어서 괴로울 때가 있다.

너는 도대체 할 줄 아는 것이 무엇이냐고 나에게 소리치곤 한다.


어쩌면 나도 정말로 나 자신이 싫어서 그렇다기보다는 '내 마음이 이렇게 힘이 들어서 너무 괴로우니 내 마음을 좀 받아주세요' 하고 나를 좀 돌아봐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신이 있다면, 내가 아이에게 들었던 마음처럼,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의 말은 들어주고 싶지 않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을 때 더욱 도와주고 싶다.

'부정적으로 자신을 탓하고, 본인이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은 안 하고, 자신의 행동을 고칠 생각은 하지 않고 자신을 탓하고만 있는 사람을 도와주고 싶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조금 시간이 지나니 진정이 되어 자신이 잘못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하러 왔다.

식사 규칙을 지키면 엄마가 혼낼 필요가 없었는데, 네가 규칙을 지키지 않아서 혼이 난 것이라고 이야기하였다.


쓸모없는 아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기 이전에, 쓸모 있는 아이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라고 이야기해 주었는데, 아이가 이해했을 것 같지가 않다.


너무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지금부터 들어두면 언젠가는 이해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잔소리를 해본다.


아이 덕분에 뚜껑이 열리는 날이 일상이지만, 또한 아이 덕분에 나를 돌아보며 나 또한 성장해 가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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