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고 싶다면

내 삶의 주인이 되세요.

by 히나

108배 새벽 정진을 시작한 지 10년 정도 되었습니다.

물론 1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기도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10년 전 이곳은 바닥이다 나는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는 것을 느끼고 간절한 마음으로 탈출구를 찾기 위해 108배 기도를 하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조금 살만해지니 놓치며 살았습니다.


살면서 바라는 것이 생기면 중간중간 다시 기도를 하였습니다.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인연 따라 살겠다고, 안 되는 것이 잘 되는 일'이라고 욕심을 내려놓기 위한 기도를 하였습니다.

그러면 바라는 일이 이루어져도 좋고, 이루어지지 않아도 좋았습니다.


욕심을 내면,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더 큰 좌절감을 느끼고, 자존감도 많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욕심을 내려놓고, 다만 인연 따라 살겠다고 다짐하면 오히려 마음이 단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중간중간 시련이 찾아올 때마다 필요에 따라서 기도를 했다가 안 했다가를 반복하며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점점 커가면서, 아이와 대화를 나누고, 아이가 단체생활을 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니 이 아이가 나를 많이 닮았구나 알게되었습니다.


나는 내 아이가 세상에 나갔을 때 당당하게 홀로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혼자 있으면 자유롭고, 함께 있으면 조화로운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남이 가진 것을 바라보며 탐내지 않고,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며, 감사한 마음 안에서 자신을 돌보며 사랑하며 행복하게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이 세상을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그렇지만 나는,

나 자신을 신뢰하지 못합니다.

나 자신을 진짜로 알지 못합니다.

나를 진정 사랑하고 주인 된 삶을 살아가고 있지 못합니다.


그래서 다시 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데 아이에게 자신을 사랑하라고 가르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내 삶의 주인으로 살지 못하는데 아이에게 너의 삶의 주인이 되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시작한 기도가 이제 3년 정도 되었습니다.


3년을 꼬박 하루도 놓치지 않고 기도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3년 정도 꾸준히 기도를 하니, 이제는 습관이 되어, 바쁘거나 몸이 아프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한동안 기도를 하지 못하더라도 일상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때에는 다시 기도를 하게 됩니다.


내 몸을 낮추고 숙이며 기도를 하면, 모든 두려움과 걱정으로부터 잠시 도망칠 수 있게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108배는 내게 잠시라도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휴식처가 되어주며,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꾸준히 기도를 하다 보면, 설거지를 하다가, 손을 씻다가, 운동을 하다가 문득 '아!' 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모르면 괴롭고 알면 가볍습니다.

괴로운 마음, 집착하는 마음, 화가 나는 마음, 초조한 마음, 슬픈 마음 등을 알아차리면 억겁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내려놓는 순간, 나는 과거와 이별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 맛을 알기에 나는 오늘도 새벽 5시에 108배를 합니다.


다시 시작하고 싶다면, 과거와 이별하고 새날을 맞이하고 싶다면 내 삶의 주인이 되고 싶다면,

108배로 매일 새롭게 태어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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