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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한그림일기]텅 빈 하루도 괜찮을까요

2023.5.28

by 수수한

평일이라면 간절했을 이 값진 연휴를 비 온다는 핑계로 축 쳐서 뒹굴거리며 보내고 있다.

꼬마들과 아빠와 엄마가 빚은 만두와 막걸리, 막걸리와 함께 사온 프링글스를 맛나게 먹고

뒹굴거리며 책 읽다가

잠들었다가

깨면 더 읽다가 좋은 구절 나오면 적다가

또 깜빡 졸았다가

그림도 그렸다가

영화도 봤다가

이 모든 것을 누워서 해결하는 아주 게으른 오후를 보냈다.


하늘에서 주는 보약이라며 아빠가 내어놓은 꽃들은 빗물을 실컷 먹었고

나는 간간이 들리는 뻐꾸기 소리와 빗소리를 보약 삼아 들으며 기운을 온통 놓은 하루였다.


김혜자 배우의 책을 읽고 있는데

이렇게 치열하게 몰입하는 내용이 가득한 글을 읽으며 이렇게 잉여스럽게 보내는 것이 괜찮은가 죄스러웠다가도

배우 빼고는 다른 것은 부족하셨다고 솔직히 말하시니 나도 이렇게 텅 빈 하루도 허해주어야지 해본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이 이야기 저 이야기 마구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하는 느낌이 물씬 인, 다소 정신산만 하고 귀엽게 느껴졌던 문장체 따라 하고 싶어 져서 마구마구 써본다.


배우의 글을 보니 영화가 보고 싶어 졌는데 그래서 선택한 오늘 오후의 영화는 <만추>였다.

역시 탕웨이는 예뻐. 예뻐. 에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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