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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Jun 19. 2023

[수수한그림일기]대한민국 여자 멋있다!

2023.6.18

금요일 밤, 토요일 밤 연속 이틀을 사이렌 덕분에 새벽 3시에 잤다. 급기야 토요일밤에는 그 새벽에 홀로 육성으로 외치면서 보았다.

무인도에서 4명씩 6개의 직군의 여성들이 서로의 기지에 숨겨둔 깃발을 뽑기 위해 벌이는 대결.

처음 갯벌을 가로질러 섬으로 들어가는 장면부터 보는 것만으로도 힘겹다. 나라면 섬에 들어가지도 못했을 거야.


 내가 응원한 팀은 소방팀.

 아마 많은 사람들이 소방팀을 응원했을 듯싶다. 스포가 될까 봐 내가 감동받았던 포인트들을 일일이 언급하지 못하지만, 소방팀에 마음이 절로 갔던 이유는 따뜻함이 아니었을까.

 내가 좀 더 고되면 옆에 있는 사람이 조금 덜 고생하겠다 하는 마음, 내 일과 관련된 부분만큼은 꼭 이기겠다는 눈빛과 거기서 보여준 프로페셔널함. 때론 내 것을 선뜻 다른 팀에게 내어줄 수 있는 용기와 아량,  다소 우둔하다 느껴졌던 그 선택들이 독이 아니라 선으로 돌아왔을 때의 희열,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때론 내 것을 내어주고 등을 보이는 것이라는 것, 차분하고 기품 있게 분노하는 법을 보고 배웠다.

이 모든 것이 내가 삶 속에서 만나고 싶은 모습들이라는 것, 그래서 자연히 그들을 응원하게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둘보다는 당연 언니겠지만,

(멋있으면 다 언니니까!)

순둥하고 맑은 민선 동생과"언니가 먼저 갈게" "언니가 할게"라며 매력적인 목소리와 사투리로 늘 앞장서는 든든한 현아 언니 나도 가지고 싶네.


나도 그 품에 폭 안겨서 (안긴다면 현아언니가 장신이라 내 머리는 가슴 아래 올 것만 같다.) 훌쩍이면 그 칼칼한 목소리로 등을 쓸어주며 괜찮아, 괜찮아, (볼 꼬집하며 흔들며) 으이그 울고 있어?이런 토닥임을 받고 싶다.

우리 모두는 어쩜 다 이런 언니를 필요로 하고 있을지도.

그래서 그렇게 마음이 갔는지도.



여름 방학되면 짝꿍과 우리 두 꼬마들과 함께 다시 정주행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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