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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Jul 04. 2023

[수수한그림일기]요가를 하면 말을 거는 부위가 있다.

2023.7.3.

고양이 자세는 겨드랑이, 가슴, 정강이가 모두 닿아야 하는데 세 군데가 동시에 닿는 것이 도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수월히 되어서

'오? 하나도 안 아픈데?' 싶을 때는 영락없이 틀린 자세인 것이다.

선생님이 곁에 오셔서 내 상체를 엉덩이 쪽으로 쭉 잡아당기면 역시나 아프고 겨드랑이와 가슴은 공중에 떠있게 된다.


어렵고 되지 않는 동작이 한 둘이 아니지만 고양이 자세는 유난히 힘겹게 느껴지는 자세 중 하나이다. 견상자세라고 불리는 다운독은 이제 제법 시원함을 느끼며 하고 있다. 선생님도 보시고는 많이 늘었다고, "아프지 않지요?" 물으신다.

 아프지 않겠어요. 다리 뒤가 당기지요.

내 대답에 선생님은 웃으시며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편안해 보인다 하셨다.

나는 고양이보다는 개랑 친한가 보다.


몸이 힘들어하는 자세일수록 내 몸의 어느 부분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하는지 알아채게 된다.

틈틈이 어깨를 풀어줘야지 하는 다짐을 아침에 했는데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니 어느새 오후, 이미 어깨는 천근만근이다.

오늘도 안 되는 고양이 자세를 애써하면서 다짐했다. 정말 내일은 틈틈이 내 어깨를 기억해 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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