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겪는 여름인데도 새삼 아 맞아. 이렇게 더웠지. 한다. 사실 여름의 한복판이 아닌데도. 이보다 더 더울 것임을 예상할 수 있으나 상상의 감각은 미약하다.
주말에 폭염 속에서 한 대형마트 카트 노동자가 사망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마음이 먹먹하고 아팠다.
짝꿍에게 아침에 본 기사 내용을 읊었다. 에어컨의 냉기가 돌기 전 잔뜩 달궈진 차 안이었다. 뜨거운 공간에 내 몸을 두고 전해주는 이야기는 아침에 읽었던 기사보다 더 처절하고 참혹했다. 내가 지금 느끼는 더위보다 더 뜨거운 공기를 느끼며 카트를 끌며 4만보 이상을 걸었겠구나. 9시부터 11시까지. 차 안 뜨거운 공기를 느끼며 내 몸을 그가 서있었을 시멘트 바닥 주차공간 위에 놓아본다. 나는 이곳에서 카트 하나 끌지 않고 하염없이 걷는다면 몇 보를 걸을 수 있을까. 3시간마다 주어지는 15분 동안의 휴식시간. 그러나 5층의 휴게실은 다녀오는데 4분 넘게 걸리는 거리였다고 한다.
이 글을 쓰기 위해 기사를 다시 읽으려 해당 마트이름을 검색했다. 스크롤을 내려도 내려도, 나오는 것은 그 마트의 추천상품에 대한 글뿐이다.
뉴스탭을 눌렀다. 노동자의 사망 기사와 회원카드 공유를 막겠다는 기사와 번갈아 섞여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