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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Jul 15. 2023

[수수한그림일기]책, 요즘 사는 맛2

2023.7.14,15

요즘 사는 맛2_고수리, 김민철, 김신지, 무과수,  스탠딩에그, 이랑, 이연, 이유미, 임현주, 정문정, 정지우, 정지음>

12명의 작가가 들려주는 음식이야기.

맛에 대한 이야기인 만큼 다양한 작가의 입을 통해 읽는 음식이야기가 더욱 다양한 맛으로 느껴져 읽는 재미가 있었다.


첫눈과 음식이야기가 나와서 생각났는데 짝꿍과 나의 첫눈 음식은 만두였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만두 가게에서 만두를 먹었는데 때마침 밖에 눈이 내리고 있어서 우리 첫눈 올 때마다 만두를 먹자, 뭐 이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정말 첫눈 올 때마다 함께 만두를 먹었다.

언제부터인지 만두를 안 먹게 되었네?


그 생각이 나서 오늘은 첫눈도 아니고 여름날 폭우가 쏟아졌지만 만두를 쪄먹었다.

올해 첫눈이 내리면 꼭 만두를 먹어야지 이런 생각을 속으로 하면서.


 같은 음식이라도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지.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게 된다.

 나의 음식이야기를 쓴다면 어떤 음식을 고를까? 떠올려보니 그저 맛있어서가 아니라 함께 먹는 이와 공유된 따뜻함이 있는 순간들이었다.


 첫눈에 만두.

 짝꿍이 제안하면 언제나 콜을 외치게 되는 곱창과 닭발, 사실 이와 함께 떠올리는 것은 자동으로 함께 부딪히는 맥주잔 때문이지만.

 어묵볶음할 때마다 아껴 쓰는 절친이 고아 만든 레몬간장소스.

 꼬마들이 제일 좋아하는 떡볶이집인 내가 중학교 때 다녔던 떡볶이집.


그리고 내 생애 거의 모든 음식은 다 엄마의 손맛과 추억이 기본값으로 가장 먼저 생각난다. 만두! 하면 첫눈과 엄마, 떡볶이! 하면 그 떡볶이집과 엄마 이런 식이다.

 지금 내가 만들고 있는 음식들의 기본값도 엄마로부터 시작한다. 깍뚝 썰어 얼려 만들어준 다진 마늘부터 참기름, 고추장, 된장, 깨, 매실액, 김치.... 엄마가 준 것을 섞어서 만들고 있는 수준이랄까. 엄마가 주는 것을 제외하면 요리가 되지 않는 수준이랄까.

 

그러니까 나의 음식이야기는

엄마가 기본값, 거기에 함께하는 다른 사람과의 이야기인 것이다.


나중에 우리 꼬마들은 나의 어떤 음식을 기억하려나....


-

그림은 책 중간중간 나온 일러스트 일부를 보고 따라 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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