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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Jul 20. 2023

[수수한그림일기]이제라도 그의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2023.7.19~7.20

어제저녁부터는 종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오늘은 종일 자주 울었다.


 어제는 터지지 않았던 눈물이 쏟아진 건 텅 빈 교실문을 열고, 불을 켜고, 바닥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였다.

눈을 감아서도 이 많은 사람들이 바라보고 함께 울고 있는데도 밝혀지지 않고 있는데,

살았을 때, 그 애기샘이 얼마나 막막하고 외로웠을까.

눈을 감은 그가 '거봐, 이래도 안되잖아'.라고 말하고 있을까 봐 가슴이 미어진다.

그가 떠나기 전에 알았다한들 우리가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음을 알기에 가슴이 미어진다.


 해당 사건과 함께 이슈가 된 프사에 근조 사진을 내려달라는 학부모 이기적인 문자는 사실 놀랍지도 않다. 이런 일은 한 건물에 여기저기에서 몇 번이고 일어나는 일이다.

 

 아직 죽지 않아서 알려지지 않고 있는,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 무례와 폭력임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숱한 일들이 지금 모든 학교에 있음을 장담한다.


나의 일을 사랑했다.

언제든 현재형으로 말하고 싶은데 그러기에 아주 자주 멍청이가 되는 기분이 들고 있다.



_

23살. 이 나이를 겪은 사람들은 알지 않습니까.

이 나이가 얼마나 싱그럽고 이제 시작인,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는 어여쁜 나이인지. 힘든 공부를 마치고   교육계에 발을 들인 어린 청년이 자신의 꿈이었던 장소를, 어제까지  일한 일터를 마지막 장소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끝을 맺어야만 했던 그의 이야기를 이제는 제대로 알아야 하고 들어야 합니다.

진상규명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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