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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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는 무용지물 TV 리모컨을 그렸다.
이번에는 오래간만에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에어컨 리모컨을 그렸다.
한동안 추위에 쓸 일이 없었던 리모컨은 거실 서랍장에 고이 모셔져 있었다.
어쩐지 너무 춥다 했더니 더위를 못 이긴 아들이 25도로 낮춰놓았다.
나는 슬며시 27도로 설정 온도를 다시 올렸다.
어른이 되어서 덜 더워진 것일까?
아니면 아이라서 더 더운 것일까?
원래 버튼의 색깔은 짙은 검정이었다.
하지만 글자를 검은색으로 쓴 까닭에 바탕까지 검정으로 칠하면 글자가 사라질 것이기에 그냥 흰 배경으로 놔두었다.
네모 반듯한 리모컨인데 그리고 나니 약간 기울어진 리모컨이 되었다.
생각나는 대로 느낌 가는 대로 그리다 보니 이리되었다.
조금 부족하지만 여기서 끝내고 그림 노트를 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