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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May 27. 2016

다른 이의 잘못은 잘 보이지 않는다

집에 들어갔더니 딸래미가 쪽지를 남겨두었다


일찍 들어갔으면 자초지종을 물어봤을텐데 일이 늦게 끝나 두 아이가 모두 자고 있을 때 들어가게 되었다


쪽지를 보아하니

둘째가 억울한게 있다며 글을 남긴 것이었다


책상에 놓인 둘째의 쪽지
뒷면에 적힌 깨알 같은 복수

아직 유치원생이라 맞춤법이 맞진 않지만

자기 의사 표현은 확실하다


"아빠 오늘 오빠한테

칭찬해주지 마세요

왜나하면 오빠가 제 볼

두 번 꼬집었거든요


그리고 제 다리 있는 거

아는데도 밟았어요"


쪽지만 보면 100% 오빠의 잘못처럼 보였다

제3자인 아내에게 물으니

오빠가 동생에게 같이 놀자 했다고 한다

그런데 동생이 계속 싫다며

바보 멍충이라며 놀렸다고 한다


오빠는 동생이 놀린 것에 대한 분함을 참지 못하고 볼을 꼬집고

발을 밟았다고 한다


아내가 보았을 때는 쌍방과실이라며 둘 다 혼냈지만 둘째 입장에서는 억울했던지 아빠에게 글까지 남겨 놓았다


유치원생인 둘째의 맞춤법 틀린 쪽지를 보고

피식 웃음이 낫지만

나 역시도 늘 남의 잘못만을 들춰내고

나만 무조건 맞다고 우기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다

세상에 100%란 없는 법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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