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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Jul 13. 2019

딸의 질문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엄마는 아빠랑 왜 결혼했어?”

딸이 저녁을 먹다 말고 엉뚱한 질문을 던진다.


”그때는 사랑했으니까”

약간의 씁쓸함을 머금고 답했다.


“그럼 지금은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야?”

이 녀석 약점을 계속 파고든다.


“사랑해야지.”

짐짓 괜찮은 척 대답한다.


“형제끼리 왜 이래!”

옆에서 듣던 아내가 어이없다는 듯 한마디를 던진다.


“생각났다.

엄마가 아빠 어릴 때는

많이 웃어주고 긍정적이었데”

딸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대화를 이어간다.


”너희들 키우느라 아빠 표정이 이렇게 된 거야!”

딸은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가족이 된다는 건

그저 사랑이라는

두 글자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때로는 비상식적이고

나를 희생해야 하고

이익보다 손해가 더 많은 일이지만

피로 엮여 있는 관계이기에

그런 것들을 뛰어넘는다.


딸아 아직 너의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겠지?

하지만 삼십 년쯤 지나면

너도 이런 아빠의 마음을 어렴풋이 알게 될 거다.

세상에는 상식적이지 않은 일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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